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일 탈당과 함께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분양대행업자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있는 박 의원은 이날 탈당 선언문을 배포하고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 20대 총선도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때보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극복에 온몸을 던져야할 3선 중진의원이 당에 오히려 누가 되고 있다”며 당과 국회 곳곳에 남아있을 수많은 사연과 그 때의 동지들과 애환을 뒤로 하고 이제 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도덕성을 의심받는 사람이 무슨 면목으로 유권자에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나. 공직자의 도덕성이 기준이 아니라 기본이 되는 시대에 저의 과오는 큰 결격사유”라고 차기 총선 불출마의 뜻도 전했다.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에 제출됐으며 11일 본회의를 전후해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일정이 확정될 전망이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에 본회의에 보고되면 이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표결이 이뤄지게 되며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만큼 13일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가졌으나 처리 일정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 확인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날짜가 12, 13일밖에 없으니 그 중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춘석 새정치연합 수석부대표는 내일 본회의에 올라오면 추가로 논의하겠다. 본회의 회부도 안 됐는데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게 의미가 있나”며 말을 아꼈다. 이 수석부대표는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원칙대로, 당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안팎에선 개인비리 혐의가 짙은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나 탈당 및 불출마를 밝힌 박 의원에 대한 동정론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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