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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에 反하다] 김준혁 교수 “‘우먼인골드’, 단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죠”
입력 2015-08-09 13:44  | 수정 2015-08-09 21:16
사진= 포스터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영화에 反하다는 영화를 현실에 대입했을 때 괴리감을 전문가와 함께 논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김진선 기자]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라는 작품은 우아한 여인의 모습 뿐 아니라 금빛의 화려함으로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명화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2차 세계대전,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치 시대 때 국가에 몰수돼 ‘레이디 인 골드라고 불렸다.

영화 ‘우먼 인 골드는 나치에 의해 억압적으로 빼앗긴, 숙모의 모습과 어렸을 때 추억, 과거를 되찾으려 하는 마리아 알프만(이하 마리아)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억압적으로 우리의 것을 빼앗긴 우리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억압적으로 빼앗긴 문화재를, 영화 속처럼 개인의 힘으로 환수 받을 수 있을까. 이 같은 점에 대해 김준혁(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교수,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 사무총장)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Q. ‘우먼 인 골드가 단지 영화로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 보셨는가

A. 마리아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에게 반드시 들을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과거를 쉽게 잊지. 이 일은 정의를 되찾는 거야”라는.

돈을 쫓는 변호사 랜디 쇤베크르(이하 랜디)에게 마리아는 숙모의 초상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작 ‘레이디 인 골드를 되찾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추억을 되찾고 그 속에서 올바른 역사를 정립하여 정의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미국 대법원에서 오스트리아 정부와 그림의 환수에 대한 소송의 가능성을 재판하는 변호에서 랜디는 마리아는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에 왔다. 자유를 찾은 그에게 정의를 주고 싶다”라고 대법원 판사들에게 낮으면서도 확신에 찬 그러면서 감동스러운 연설을 했다.


Q. 실제로도, 문화재 환수가 가능한가

A. 실제 가능한 이야기다. 영화에서 얘기 하듯이 문화재가 유물 미술작품 소유자가 정상적인 양도하지 않은 것은 반환되게 돼 있다. 크림트의 그림도 나치 치하에 의해 비정상적 약탈이 된 것 아닌가. 전시회에 전시 돼 있어도, 나치가 빼앗은 것은 정상적인 양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협약에 의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오스트리아가 환수를 막으려고 했던 이유가 뭐겠는가. 셀 수도 없는 많은 작품이 대형 박물관에 유물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놓아져 있을지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Q. 우리나라 유물도 환수받아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환수가 가능할까.

A. 우리나라 것도 15만6000점 정도가 있다. 국가 기관에 소장된 것이 그 정도니, 아마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은 조사가 안 된다. 대략 45만 점에서 50만 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이 일본에 가 있는 유물이다. 약 8만 점 정도다.

Q. 영화 속에서 정말 실제와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이 많았을 것 같은데

A. 오스트리아 정부와 벨레데레 미술관의 태도는 2년 전 내가 겪은 상황과 너무나 똑같더라. 2013년 5월 대한민국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의 안민석 의원과 문화재 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스님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LA카운티 박물관에 갔다. 1951년 한국전쟁 기간 중에 미군에 의해 약탈된 문정왕후 어보(文定王后 御寶)를 반환받기 위해 말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은 국제전으로 확대됐고, 각자 대함민국과 북한을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실리를 얻고자 했던 18개국의 참전은 한반도를 제3차 대전에 버금가는 국제전으로 비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우군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미국들이 종묘를 약탈하여 그 안에 있던 어보 47개를 약탈해 간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문정왕후 어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법률적 서류를 확인하고서도 당시 문정왕후 어보가 ‘종묘에 있었다 는 기록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문정왕후 어보가 종묘에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그것을 증명하라니. 그들의 억지를 보며 이들이 과연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문화국가 미국의 문화예술인들인가 의구심이 들더라.

Q. 영화 속 이야기와 정말 같은 상황인데,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A. 그들이 가져온 문정왕후 어보 옆면서 얇은 묵지에 희미하지만 뚜렷하게 ‘六室 大王大妃(육실 대왕대비)라고 쓰인 묵서(墨書)를 발견했다. 육실이란 종묘 정전(正殿)의 6번째 방을 의미하는 것이고, 대왕대비란 바로 중종이 돌아가시고 대왕대비가 된 문정왕후를 말하는 것이다. 종묘에 있었다는 이보다 더 큰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간 몇 차례 대한민국의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방문하여 조사를 하였음에도 이 글씨가 보이자 않았는데 우리 민간 환수위원들에게 보였으니 이는 하늘의 심판인 것이다. 결국 몇 달이 지나 그들은 다시 LA카운티 박물관에서 만난 우리들에게 문정왕후 어보를 돌려주겠다고 항복 선언을 하고 말았다.

Q. ‘우먼 인 골드를 보고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

A.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진실을 되찾으라는 절규를 하는 작품이다.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그 이유가,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핏줄들의 죽음에 몰아넣었던 죄악을 단죄하지 못한 우리들의 무능함에 대한 반성이다. 그리고 다시 역사의 정의를 세워 역사에서 지우진 것에 대한 복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리아의 숙모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작 ‘레이디 인 골드 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가 어린 그녀에게 한 이 말처럼 말이다. 두려움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최준용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김성현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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