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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어른 잡는 콘텐츠’②] ‘너도 나도 추억팔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5-08-07 15:07  | 수정 2015-08-07 15:28
[MBN스타 손진아 기자] 하나의 콘텐츠가 대중을 사로잡으면 방송가에는 이와 비슷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다. 최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어른 잡는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소재의 비슷한 포맷을 이용한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김영만과 영화 ‘인사이드 아웃 ‘픽셀 등에 담긴 ‘추억 콘텐츠가 어른들의 감성을 건들이고 있다. 이런 어른 잡는 콘텐츠가 성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억과 향수가 대중과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는 대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김영만에 대한 팬덤은 2030세대라고 할 수 있는 그 세대들이다. 당시에 느꼈던 감정이나 추억을 다시 환기 시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주목 받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인사이드 아웃은 말 그대로 힐링이 필요한 시기이지 않나.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을 보듬어 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힘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니 ‘추억이 됐고, 영화가 과거의 좋은 기억이 있다면 현재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추억의 힘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강하다. 지금 현재 현실이 어렵다보니 기억의 힘을 찾으려는 게 강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허남웅 평론가는 예전에 말하는 어른과 지금 말하는 어른하고는 다른 지점이 있다. 지금의 아버지 세대인 어른들은 과거 초등학생일 때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지 않았나. 현재 40대 분들은 문화적인 혜택을 많이 누려왔기 때문에 여전히 그것에 대한 향수라든지, 문화를 보는 안목자체가 윗세대와는 다르다. ‘픽셀의 경우 8비트 오락 때문에 향수를 자극하는 게 강하는 것 같다. ‘인사이드 아웃의 경우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전체적인 이야기 맥락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픽셀도 추억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개봉 전 ‘픽셀이 기대됐던 이유도 오락하면서 지냈던 세대였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활용했을까 라는 생각을 낳았기 때문이다. 픽사의 경우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라는 최첨단의 기술로 영화를 만들지 않나. 하지만 이야기의 감성은 장난감에 대한 향수, 가족애 등 아날로그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마리텔도 색종이, 종이컵이라는 것 자체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방송가에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잘 될 경우, 타 방송사에서도 줄줄이 복제한 듯한 비슷한 색깔의 프로그램을 줄줄이 쏟아내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트랜드에 맞춰 대중의 재미와 공감을 사기 위한 제작도 중요하지만, 복제 현상이 줄줄이 이어질 경우, 오히려 식상함을 유발하거나 희소성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또다시 ‘너도나도 추억팔이를 하는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진봉 교수는 요즘 방송가에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베끼기 위주인 경우가 많다. 베끼기를 계속할 경우엔 결국 다같이 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건전한 경쟁 체제가 구축되는 게 아니다. 시청률에만 연연하게 되면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성과 중심의 제작 시스템이 형성되고, 전체적으로 평균 하향화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밝혔다.

정덕현 평론가는 추억 콘텐츠라는 건 계속해서 나왔던 것들이다. 복고 관련된 콘텐츠가 잠깐 나타났다 없어지는 콘텐츠가 아니라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현재 ‘마리텔의 특징을 똑같이 하기엔 무리수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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