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간마저 둘로 나눠지는 한반도
입력 2015-08-07 13:50 

오는 광복절부터 한반도에 ‘두 개의 시간이 흐르게 된다. 북한이 15일부터 표준시(時)을 30분 늦추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광복 70주년에 즈음해 같은 곳을 가리키던 서울과 평양의 시계침이 갈라지며 한반도는 또 다른 의미의 분단을 맞게 됐다.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동경 127°30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의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며 평양시간은 주체104(2015년) 8월 15일부터 적용한다”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발표했다. 통신은 간악한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던 삼천리강토를 무참히 짓밟고 조선의 표준시간까지 빼앗는 천추에 용서못할 범죄행위를 감행했다”며 표준시 변경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동안 남북한은 공히 세계표준시(GMT)보다 9시간 빠른 시간대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15일부터는 비슷한 경도에 위치한 서울(동경 126°97)과 평양(동경 125°78) 사이에도 30분의 시차가 발생한다. 서울이 오전 9시일때 평양은 8시30분이 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경도상에 위치한 나라가 각각 실정에 맞게 다른 표준시를 쓰는 사례는 더러 존재한다. 일례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는 거의 동일한 경도 위에 있지만 시간은 프랑스가 영국보다 한 시간 빠르다.
북한이 표준시를 변경하면서 개성공단 운영은 물론 남북간 교류협력·사회통합 전반에도 혼란과 불편이 우려된다.

이날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개성공단 출입경이라든지 이런 남북교류 등에 약간의 지장이 초래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정 대변인은 장기적으로는 남북통합, 표준통합, 그리고 남북동질성 회복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대한제국 시절이던 1908년에 동경 127°50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정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초반인 1912년 1월1일부터 조선총독부 지시로 도쿄(동경 135°) 표준시를 사용하다가 6·25전쟁 휴전 이듬해인 1954년 다시 127°50 표준시로 복귀했다. 이후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안보·경제상의 이유로 다시 일본과 동일 시간대를 쓰기로 결정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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