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피난처 부상한 남양주·김포·고양
입력 2015-08-04 17:33 
올 상반기 서울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대거 사들인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사진 제공〓GS건설]
전세금 급등을 피해 서울을 떠난 '전세난민'들이 경기 남양주·김포·고양시로 몰리고 있다. 서울 전세금이면 집을 사고도 남을 만큼 아파트값이 싼 데다 서울과 거의 붙어 있거나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져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봐도 무방한 곳이어서다.
4일 매일경제가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에 사는 수요자들이 구입한 경기도 아파트는 1만4198가구로 서울을 뺀 전 지역 구매량(2만1405가구) 중 66%를 차지했다. 특히 경기지역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인 곳은 남양주시(1533가구)로 나타났다. 뒤를 이은 것은 김포시와 고양시 덕양구로 각각 990가구, 972가구였다. 여기에 의정부(871가구)와 성남시 분당구(706가구)까지 서울 수요자들이 몰린 '톱(Top) 5' 지역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최근 전세시장이 불안한 서울 주요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가격이 싸 서울 수요자들이 손쉽게 피난처로 삼을 수 있다는 것.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 전세금이 3.3㎡당 1100만원을 돌파했는데 이들 지역에서는 그 가격으로 아예 집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는 최근 재건축 이주 수요가 쏟아져 나오는 탓에 남은 전셋집을 찾기 힘든 서울 강동구와 붙어 있다. 가격은 저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남양주 아파트 매매가는 현재 3.3㎡당 769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금(1125만원)의 70% 수준이다. 최근 신도시를 조성 중인 구리(1052만원)나 하남(1099만원)보다도 더 싸다.

여기에 올해 별내신도시 입주와 다산신도시 분양이 함께 이뤄지는 데 맞춰 교통망 확충이 착착 이뤄지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서울 사람들이 많이 찾은 김포도 서울 서부권 주민들의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작년부터 새 아파트 분양과 입주로 서울 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분양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올해 초 완판된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1차' 계약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을 주소로 둔 사람이 32%로 1위였다. 김포 거주자(28%)보다도 더 높은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울 거주 계약자 중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 김포와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례가 40%를 넘었다"고 전했다.
고양시 덕양구는 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까지 쓴 탓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서울 은평구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에 인기를 모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최근 삼송지구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매매시장도 함께 불붙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의정부는 지하철 1호선을 통해 서울 강북권 이동이 쉬운 만큼 노원구와 도봉구 주민들이 선호하고 있다. 분당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이 잇따라 둥지를 틀면서 직주근접형 아파트를 찾는 근로자들이 몰렸다.
서울 수요자들을 겨냥한 신규 분양도 활발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이들 지역에 공급계획이 잡힌 새 아파트는 1만4532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 전세금 고공행진이 최근 여름 비수기에도 멈추지 않는 만큼 이 같은 서울 시민들의 경기도 '엑소더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최소 연말까지는 서울 전세금으로 대출 부담 없이 집을 살 만한 경기지역에 수요자들이 쏠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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