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동산 훈풍에도 분식회계 논란에 발목잡힌 건설株
입력 2015-08-04 15:37 

부동산 시장 훈풍에도 대형 건설주는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좀처럼 결론나지 않는 분식회계 논란이 주가를 제자리걸음시키는 모양새다.
2년째 금융당국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대우건설은 올 들어 고점 대비 30% 가까이 추락하며 뒷걸음질쳤다. 현대건설 역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분식회계 의혹이 주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11일 증권선물위원회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에서 회계처리 위반 혐의에 대한 감리를 받는다. 지난달 11일과 23일에 이어 벌써 세번째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말 내부직원의 제보로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이후 현재까지 사안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우건설이 4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와 관련한 징계 수위는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처분이 늦어지는 이유는 공사 진행에 맞춰 예상손실액을 계산하는 건설업계 특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지적된 항목인 공사손실충당금이 회계 상 정확히 반영되기 힘들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건설업계 전체의 회계 처리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리스크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대우건설 주가도 얼어붙었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2013년 12월 당시 8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날 6000원 중반대에서 머물러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지난 4월15일 장 중 9330원을 찍은 뒤 하락을 거듭, 3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실적은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2% 줄어든 924억원, 매출액은 0.24% 늘어난 2조5169억원이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감원의 회계감리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면서 해당 사안이 마무리되어야만 실적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Hold)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기존 1만700원에서 69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건설은 시장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분식회계 의혹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62%를 가진 최대주주다. 다만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4월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나며 가격적인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잠재손실을 반영하더라도 실제 현대건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보수적으로 실적을 전망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낮아 가격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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