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위해 새롭게 임명된 국제통화기금(IMF) 여성 경제학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키프러스가 구제금융을 받을 때 강력한 긴축 및 경제개혁을 요구하며 키프러스 국민들로부터 ‘강철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악명을 떨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새로운 IMF 그리스 협상대표로 임명된 델리아 벨큐레스크(41) 이코노미스트는 같은달 30일 그리스에 입국해 본격적인 협상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키프러스 구제금융 협상 당시 그는 키프러스 남자 공무원들을 상대로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몰아부쳤으며,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러스 대통령이 그의 면전에서 의자를 집어던졌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당시 키프러스에는 강력한 재정감축 조치와 함께 키프러스 예금자들이 손실을 부담하는 등 채권단의 혹독한 요구가 적용됐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은행이 폐쇄되는 등 자본통제도 이뤄졌다.
그가 협상 대표로 임명되면서 IMF가 그리스에 키프러스보다 더 혹독한 개혁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키프러스가 받은 구제금융은 100억유로, 그리스가 받을 예정인 구제금융 규모는 860억유로다. 그가 루마니아 출신인 것을 고려해 그리스 언론은 그에게 벌써 ‘드라큘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키프러스에서처럼 그리스의 피를 빨아들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벨큐레스크는 1975년생으로 드라큘라 백작의 전설이 시작된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시비우에서 자랐다. 미국 유학중 루마니아 출신인 저명한 종양학자 빅토르 벨큐레스크와 만나 결혼해 세명의 아이를 두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2년 IMF에 들어와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2009년 구제금융을 받기 전 그리스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어 그리스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평가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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