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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현장통신] “아츠이~” 더위 먹은 고시엔구장
입력 2015-08-02 07:01 
지난 7월 31일 1이닝 투구를 마친 뒤 상당히 지쳐있는 오승환 선수. 끝판왕까지 삼긴 더위,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시죠?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강윤지 기자] 아츠이~(더워)”의 무한 반복. 곤니찌와”라는 인사말은 자연히 사라졌습니다. 고시엔구장에서 나누는 요즘 인사말은 ‘아츠이라는 말입니다. 누구를 만나도 덥지 않느냐는 말이 안부 인사가 되었죠.
한신 외국인투수 랜디 메신저도 이 날씨가 적응 안 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들어갈 때마다 지친 기색으로 덥지 않느냐고 물어보네요. 저의 ‘더움을 한껏 어필한 뒤 물었죠, Are you okay?” 그 표정을 하고도 입으로는 Perfect”라는 답을 하네요.
1일 낮 오사카 지역은 37도의 높은 기온을 기록했는데요, 야구장에는 그늘까지 없잖아요. 이건 정말 말로는 표현 안 될 날씨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더위라면 질색인 저는 일본에 와서 나날이 더위에 적응해가고 있답니다. 아마 한국에 돌아가면 남은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요.
이런 무더위에도 팬들은 야구장을 가득 메웁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고시엔구장서 열린 5경기가 모두 매진(약 4만 7000석 기준) 사례입니다. 특히 한신 팬들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네요. 무더위와는 관계없이 일단 찾고 보자는 느낌입니다.
경기가 시작되니 관중석이 노란빛으로 꽉 차고 그 노란색들이 마구 펄럭입니다. ‘역시 하면서 한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감상하려는데, 자세히 보니 이게 웬걸요. 응원의 손짓이 아니라 팔이 떨어져나갈 듯한 기세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응원도 응원이지만 ‘팀 전에 내가 살아야겠다는 필사적인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지난 7월 31일의 고시엔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를 보였답니다. 경기 전 인터뷰를 위해 오승환 선수를 기다리는데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요. 이날 밤 30번째 세이브를 올린 뒤 오승환 선수의 얼굴을 보면 정도를 실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밤까지 온도, 습도가 다 높아서 땀으로 샤워를 한 것만 같은 얼굴이에요. 오승환 선수도 정말 더웠다”면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지난 주중 2연전을 뛴 야구장은 더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었는데요, 나고야돔에서 쾌적하게 운동하고 난 뒤에 고시엔으로 향하니 더위가 더 확 비교됩니다. 결국 제 의식의 흐름도 ‘기승전돔으로 흐르게 되네요.
그런데 오승환 선수의 걱정은 정작 다음주로 향해 있네요. 한신은 4일부터 6일까지 히로시마 원정을 떠나는데요, 히로시마는 정말 ‘죽음이라고요. 거기(히로시마)는 상상을 초월해요. 여기(오사카)는 시원한 거예요. 히로시마 가면 운동하러 걸어 나가면서 쓰러져요.” 지난 2005년부터 삼성의 연고지 대구에서 생활한 오승환 선수지만 더위는 여전히 무서운 존재인가 봅니다.
오사카와 대구, 어디가 더 더운지 궁금하신가요? 제 생각에, ‘더 더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인 것 같네요. 더우면 그냥 다 더운 겁니다. ㅠㅠ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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