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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블루문에 비친 김광삼의 ‘달달한 메시지’
입력 2015-08-01 07:04 
31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2회말 LG 김광삼이 2년 11개월만에 1군 무대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베테랑 선발 투수의 4이닝 2실점 패전. 스쳐 지나갈 특별하지 않은 기록이 김광삼(35·LG 트윈스)에게는 큰 의미였다.
7월의 마지막 날 3년의 공백을 지운 김광삼의 77구에는 3년 만에 밤하늘을 수놓은 블루문에 비친 환한 메시지였다.
김광삼은 지난달 31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1056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지난 2012년 9월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 이후 1군에서 볼 수 없었던 김광삼이 4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럼)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이날 김광삼은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팀이 1-3으로 지면서 승리투수도 아닌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삼은 1회 박정권의 홈런과 최정의 적시타로 2실점을 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4회까지 버텼고, 5회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내주고 진해수로 교체됐다. 2회 삼자범퇴 이후 매 이닝 위기관리가 돋보였다. 최고 속구 구속은 142km에 머물렀지만, 삼진 5개를 잡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광삼이 던진 77구는 그 자체로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김광삼은 3년 전인 2012년 10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힘겨운 재활이 끝날 무렵인 지난해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더했다. 악몽 같은 수술과 재활의 반복이었다. 30대 중반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현역 선수생활의 힘겨운 연결고리는 복귀에 대한 의지의 정신력으로 붙잡고 있었다.
김광삼은 올 시즌 2군에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12경기에 등판해 57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했다. 부활의 날갯짓이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양상문 LG 감독은 5선발 후보로 김광삼의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했고, 그토록 1군 마운드에 서길 바랐던 김광삼에게 전격 선발 등판의 기회를 내줬다.

김광삼의 야구인생은 굴곡이 심했다. 1999년 LG 입단 이후 2003~2005년 3년간 22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2008년 타자로 전격 전향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2010년 다시 투수로 돌아와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포함해 7승을 기록하는 등 이후 2년간 11승으 더 보태 재기의 성공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붙잡은 부상과 수술, 재활의 악몽 속에 김광삼은 서서히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3년의 공백을 지운 김광삼의 복귀는 개인적으로는 물론 위기의 LG에도 던진 긍정의 메시지가 강했다. 김광삼은 또 한 번의 기적을 던졌고, LG는 5선발 공백을 채울 베테랑 투수에게서 희망을 엿봤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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