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덕대게·울진대게’ 유사한 싸움 미국서도 터졌다
입력 2015-07-31 14:53 

영덕대게·울진대게와 똑같은 양상으로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 체사피크만의 특산물인 게를 둘러싸고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두 주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테리 맥컬피 버지니아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지역 특산물 ‘블루크랩을 ‘메릴랜드 크랩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버지니아 크랩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맥컬피 주지사의 주장은 체사피크만의 크랩은 버지니아 지역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알을 낳고 부화하고 성장한다는 것이 근거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이에 대해 메릴랜드주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 지역 크랩은 대부분 메릴랜드의 어민들이 잡고 가공하기 때문에 ‘메릴랜드 크랩이 맞다는 것이다. 매튜 클락 메릴랜드주 공보관은 태평양에서 잡힌 참치는 어느 나라 어선이 잡느냐에 따라 원산지 표기가 달라진다”면서 메릴랜드 어민이 잡은 블루크랩은 ‘메릴랜드 크랩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두 지역이 게 이름을 놓고 치열한 언쟁을 벌이는 것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블루크랩이 미국 전역에서 맛있는 식재료로 인기가 있고 그로 인한 홍보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블루크랩이 제철을 맞아 이번 기회에 주지사로서 상징적인 성과를 거둬 지역민들에게 인기를 얻겠다는 속내도 작용했다.
두 지역의 자존심 싸움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요리사들이 나서서 메릴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볼티모어의 유명 셰프 존 쉴드 씨는 메릴랜드 크랩이 유명해진 것은 메릴랜드 식당의 게요리가 버지니아 식당의 게요리보다 맛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은 게가 어디에서 자랐는지, 누가 잡았는지는 관심이 없다. 오직 게요리가 얼마나 맛있었느냐를 기억할 뿐”이라고 했다. 쉴드 씨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에서 게를 양념하는 방식과 찌는 방법이 전혀 달라 풍미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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