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식품업체가 가격은 유지하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많게는 10% 이상의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초코 빼빼로는 지난 4월 중량을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다. 판매가 960원(대형마트 기준)은 유지했다.
같은 가격의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는 중량을 39g에서 36g으로 7.6% 줄였다.
대용량 ‘초코 빼빼로(3840원)도 중량을 기존 208g에서 184g으로 11.5% 줄였지만 가격은 그대로였다.
롯데 ‘드림카카오 72%(통), ‘드림카카오 56%(통)는 이달 들어 판매가 2550원을 유지하면서 중량은 기존 90g에서 86g으로 4.4% 줄였다.
롯데 ABC초코렛 역시 지난 5월 판매가 4800원은 그대로 두는 대신 중량을 210g에서 200g으로 4.7% 줄였다. ABC밀크초코렛은 중량을 69g에서 65g으로 5.7% 줄였지만 가격은 1850원 그대로였다.
이로써 가격 인상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측은 2012년부터 2014년 2년간 카카오 28%, 코코아버터118%, 아몬드 61% 등 원재료 가격이 큰폭으로 올라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재료 가격 압박으로 가격이 인상돼야 하지만 소비자 부담을 덜고자 중량을 줄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식품의 대표제품인 ‘베지밀A 고소한맛과 ‘베지밀A 달콤한맛(2280원)은 지난 2월 가격 변동 없이 용량만 1000㎖에서 950㎖로 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품 측은 제조공정상의 변화 때문에 용량을 조절했으며, 제품 패키지 변경에 따른 관련 부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CJ제일제당의 스팸볶음밥·스팸김치볶음밥 파우치 제품은 지난 2월 용량을 690g에서 660g으로 4.3% 줄였지만 가격은 7980원 그대로였다. 용량 조절 이유는 돈육 가격 상승이었다.
이들 업체는 가격은 놔두고 용량만 조절해 사실상 4∼11%의 가격 인상 효과를 봤다.
앞서 음료·제과업체들은 2013년 말과 지난해 초 최대 20% 이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한 상자(12개입)가 4천원에서 4800원으로 20% 올랐고 해태제과 에이스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올랐다.
업체들은 당시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상승을 꼽았지만 주요 원재료인 소맥, 원당, 대두, 옥수수의 국제가격은 2012년 이후 하락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차가운 상황에서 이제는 업체들이 용량을 축소하는 편법적인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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