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옥석가리기` 이틀째 급락
입력 2015-07-28 17:45  | 수정 2015-07-28 19:58
연초부터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던 코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요동쳤다. 28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3% 이상 급락해 730선 아래로 추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날보다 5.80포인트(0.77%) 내린 745.24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매도 폭탄을 쏟아낸 것이 지수를 흔들었다. 기관은 지난 27일 코스닥에서 54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데 이어 이날도 619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다. 이는 지난 7일(1184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장중 한때 기관 순매도는 1100억원을 넘어서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날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은 씨젠(152억원) 산성앨엔에스(63억원) 펩트론(46억원) 오스템임플란트(39억원) 위메이드(34억원) 등 바이오 관련주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고밸류 부담에 시달려 왔던 코스닥시장이 어닝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조정 장세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연초 이후 40% 넘게 올랐던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특히 미국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달러 대비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에도 불이 붙었다. 이 때문에 코스닥이 연내 800선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장전략팀장은 "코스닥 상장사 2분기 실적을 임시 집계한 결과 실적 개선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미국 나스닥과 유사한 20배 수준에 달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고 역사적인 저밸류 수준에 도달한 자동차 등 대형주로 기관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고 진단했다.
'묻지마' 식으로 오르며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했던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가 성장성을 지닌 주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투자 매력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바이오·제약주 주가가 적정 수준을 넘어 고평가됐다는 점에서 조정을 받을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실제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나 분기별 이익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면서 "코스닥 투자는 8월 말까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1~27일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은 위노바(-55.2%) 디지탈옵틱(-25.5%) 세호로보트(-23.4%) 에프에스티(-22.1%) 하츠(-21.8%) 순이었다. 의료기기 업체인 위노바는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4거래일 동안 주가가 56% 하락했다.
세호로보트는 지난 12일 장 마감 후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의약품·화장품 개발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13일 주가가 장중 한때 52주 최고가인 2만19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바이오주 투자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28일 주가는 1만2900원까지 하락했다.
[강다영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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