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 있다고 남들 못 돕나요" 40대 가장의 구슬땀
입력 2015-07-25 19:40  | 수정 2015-07-25 20:31
【 앵커멘트 】
자신도 어려운데 남에게 베푸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1급 장애를 가지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고 구슬땀을 흘리는 40대 가장이 있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장애인 보장구 수리 교육.

수강생 중에 유달리 몸이 불편해 보이는 남성이 눈에 띕니다.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41살 유신재 씨.

실습을 할 때도 유 씨는 동료보다 천천히, 더 힘들게 나사를 조이고 장비를 수리합니다.


고향에 부인과 10개월 딸을 두고 홀로 상경해 하루 8시간씩, 벌써 3개월째 듣는 수업입니다.

▶ 인터뷰 : 유신재 / 1급 장애인
- "보장구 수리를 배워서 고향 가서 다른 장애인 분들, 특히 금전적으로 어려운 분들 찾아다니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어요.)"

몸이 심하게 뒤틀려 제대로 가눌 수 없어도 유 씨에겐 걸림돌이 되진 않습니다.

▶ 인터뷰 : 유인식 / 성동 장애인 보장구 클린센터장
- "(몸이) 남달리 불편하지만, 창의력이 굉장히 뛰어난 분입니다. 제가 어떨 때는 깜짝 놀랄 때도 있고."

서울에서 집을 구할 때 여러 번 퇴짜맞을 만큼 쉬운 일 하나 없지만 '포기'란 단어는 떠올린 적 없습니다.

▶ 인터뷰 : 유신재 / 1급 장애인
- "장애인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고…. (그래도) 이만한 역경을 못 이기면 앞으로 더 큰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겠습니까."

몸은 불편해도 떳떳한 가장이고 싶다는 유 씨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베풀자. 그래야 남들도 우리한테, 우리가 열 번 베풀면 남들은 한두 번은 베풀거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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