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현장에서] ‘툰드라쇼’ 기안84, 제2의 유병재 납시오

[MBN스타 유지혜 기자] ‘패션왕을 만든 웹툰 작가 기안84가 솔직한 입담으로 MBC 에브리원 ‘웹툰히어로-툰드라쇼(이하 ‘툰드라쇼)의 제작발표회 현장을 쥐락펴락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여의도CGV에서는 MBC에브리원 웹툰드라마 ‘웹툰히어로-툰드라쇼(이하 ‘툰드라쇼)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웹툰 작가 무적핑크, 기안84, 김재한과 배우 이시언, 가수 손진영, 비투비(BTOB) 정일훈, 이엑스아이디(EXID) 정화가 참여했다.

‘툰드라쇼는 국내 최초로 작가가 방송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 출연까지 하는 새로운 포맷의 웹툰드라마다. 무적핑크 작가의 ‘조선왕조실톡, 기안84 작가의 ‘청순한 가족, 김재한 작가의 ‘내 남자는 육아도우미 등 총 세 코너로 구성된 ‘툰드라쇼는 웹툰 작가가 대본을 쓰고 출연자로 연기를 펼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각 코너의 대본을 쓰고 직접 출연까지 한 웹툰 작가들도 참석했다. 무적핑크와 김재한, 기안84 모두 히트작을 보유한 유명 웹툰 작가이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이 중 기안84는 셀프디스부터 만화가의 고충까지 솔직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기안84는 첫 마디부터 남달랐다. 그는 요즘에는 마감을 펑크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하며 인사말 대신 과거 밥 먹듯이 마감을 늦어 독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이력을 입에 올렸다. 기안84는 이렇게 방송에 나왔는데 마감 펑크내면 정말 욕 많이 먹을 것 같아서 현장에서도 마감하고 그런다. 오히려 이걸 하다 보니 ‘세이브 분량까지 생겨났다. 사람이 부지런해지더라. 이게 잘 돼야 저도 잘 되고, 만화도 잘 되고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시작부터 셀프디스의 향연이었다. 기안84는 곧바로 영화 ‘패션왕을 언급했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며 영화화됐지만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는 아직 저도 못 봐서 어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패션왕보다는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자자 분들도 웃음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뼈 아픈 역사를 ‘자진납세했다.

기안84의 입담은 논리정연하게 정리되지는 못할지언정 솔직함과 번득이는 비유로 웃음을 터지게 했다. 이런 기안84에 다른 웹툰 작가들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적핑크와 김재한은 우리는 거의 가구 수준으로 등장하는데 기안84는 거의 주인공이다. 대사가 ‘청순한 가족에서 가장 많다”고 말하며 그를 놀렸다.

사진=정일구 기자

기안84는 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렇게 나와서 연기를 하게될 줄 몰랐다. 사람들이 ‘연예인 하고 싶어 안달 났다고 볼까봐 걱정도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도 그렇지만 연기는 시켜주면 계속 할 것 같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는 만화가는 5일 내내 혼자 밥 먹고 그림만 그린다. 그래서 공황장애도 있다. 하지만 길에서 저를 누군가가 알아봐준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고 ‘연예인에 욕심이 있는 게 아닌 ‘교감에 욕심이 있음을 설명했다.

기안84는 대본부터 캐스팅까지 관여를 한 ‘툰드라쇼 기획 시스템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정일훈에 대해 아파트 단지 어딘가에 피자 배달 하고 있을 것 같고, 얼굴도 고상하게 생겼는데 우울하고 어두워도 보이고, 순수한 느낌도 있어서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해했다. 또한 ‘패션왕에 우기명의 성장 과정이 그려졌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고 연출자와 원작자 간 소통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솔직함으로 대중 속의 외로움을 느끼는 웹툰 작가의 고민과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툰드라쇼의 장점까지 ‘은근하게 설명한 기안84는 그야말로 제작발표회 현장의 중심이었다. 그의 화법은 어딘지 모르게 유병재를 닮아 있었다. 유병재도 예능 작가 신분으로 스타가 됐다. 기안84에게도 유병재의 ‘병맛 코드가 느껴졌다.

기안84는 연예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독특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 받아 YG엔터테인먼트에 입사까지 한 유병재처럼 기안84도 ‘스타가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웹툰 작가를 넘어 연기에 도전하는 그가 영역을 넓혀 지속적으로 브라운관에 ‘출몰할 수 있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