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황정민 “류승완 감독과 우당탕…우리가 잘하는 것 찍었죠”
입력 2015-07-23 16:00 

다음달 5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이다 영화로 불리고 있다. 이 영화에선 어떤 사건이든 속 시원하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서도철 형사 앞에서는 돈, 권력, 인맥도 안 통한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무조건 철창행이다. 용의자가 막강한 재벌 3세일지라도….
요즘 살기가 힘들잖아요. 뉴스를 보더라도 좋은 얘기는 없고 늘 짜증나는 얘기만 나오니까 사람들이 화 나 있어요. ‘베테랑은 쌓였던 짜증을 속시원하게 날려버리는 영화예요. 관객이 통쾌함을 느끼길 바랍니다.”
서도철 역을 맡은 황정민(45)이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류 감독이 ‘베를린을 찍을 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표정이 안좋았다. 다음에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우당탕하는 영화 찍자고 약속했는데 그게 이 작품”이라고 했다.
그의 표현대로 영화는 우당탕” 굴러간다. 화물창고, 시내 한복판, 술집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싸움판이 벌어진다.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 싸움구경이라잖아요. 우리는 진짜로 싸우듯 찍었어요. 주먹 쥐고 보시게 될 거에요.”
‘부당거래, ‘신세계 를 찍은 그는 액션은 해도해도 어렵다”고 했다.

때리는 척, 맞는 척을 하면서 실제처럼 보여야하니까 쉽지 않죠. 까딱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어요. 흥분하지 않고 누르면서 연기죠.”
40대인데 체력이 부치지 않냐고 묻자 전혀. 톰 크루즈도 매일 매달리는데…”라고 한다.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의 속어)가 없냐”며 무대뽀로 달려드는 서 형사는 자신과 닮은 꼴이라고. 부인한테 등짝을 맞고 사는 점도 비슷하다.
고등학교때 연극하겠다고 해서 (부모님께)핍박 받으며 3년을 버텼어요.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걸 보면 제게도 무식함과 우직함이 있지요.”
1990년대 ‘장군의 아들 단역으로 데뷔한 이래 연기를 쉰 적이 없다. 지난해 ‘국제시장으로 1000만명을 모았지만 잘되고 못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는 지금도 모든 촬영 현장에 늘 한시간 먼저 도착한다.
(흥행에)휘둘리면 배우가 될 수 없어요. 매 작품이 새로우니까 힘들지 않아요. 똑같은 일이었다면 지겨워했겠지만, 매번 새로운 인물이잖아요. 작품 앞에서는 늘 가슴이 뛰어요.”
하나뿐인 아들(초 3)도 좋아하는 일을 찾길 바란다고.
연기가 좋다면 시켜야죠. 대신 내 이름은 얘기하지 말라고 할거에요. 근데 (우리 아이는)게임을 너무 좋아해요. 하하”
웃을때 눈가와 이마에 패인 주름이 도드러졌다. 흰머리도 많았다.
배우로서 산 인생이 20년인데, 얼굴에 남아있는 게 당연하죠. 나이에 맞게 살아갈거에요. 대신 잘 늙고 싶어요.”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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