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폐막한 ‘2015 보치아 서울국제오픈대회의 일부 사진기록이 영원히 사라질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사진 기록을 의뢰 받은 박모씨(39·여)의 카메라를 60대 남성이 훔쳐갔기 때문이다.
23일 인천공항경찰대에 따르면 일정한 주거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오모씨(69)는 이달 초순부터 18일 오전 9시 20분까지 인천공항에서 여행자 등의 가방을 몰래 들고가는 수법으로 6회에 걸쳐 25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피해자 중에는 박씨도 있었다. 박씨는 대회 조직위로부터 사진기록을 의뢰 받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에서 선수단 입국장면부터 촬영해 기록을 관리하던 중 피해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박씨가 입국장 1층에서 촬영용 사다리를 놓고 위에 올라가 입국 선수단을 촬영하는 틈을 이용해 옆 의자에 놓아둔 박씨의 고가 카메라와 렌즈 등을 훔쳐갔다.
다행히 박씨가 도난 당한 카메라와 렌즈는 당일 여객터미널 3층에서 오씨가 검거되면서 곧 바로 회수됐다. 오씨가 공항을 떠나 훔친 물품을 처분했더라면 선수단의 중요한 순간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장애인 및 운동성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특수 경기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대회가 국내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개막해 23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는 14개국 17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경찰은 오씨가 고령이지만 동종전과가 여럿 있고, 죄질이 중해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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