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우증권 매각 쉽도록 KDB운용만 묶어판다
입력 2015-07-23 04:03 
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을 묶어 팔고 KDB캐피탈은 분리 매각하기로 했다. 자본금 기준 1위 증권사인 대우증권 매각 때 장부가 기준 6000억원에 달하는 KDB캐피탈을 제외하고 634억원(장부가)에 불과한 KDB자산운용만 인수하도록 해 인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22일 "덩치가 큰 KDB캐피탈을 제외하고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패키지'만 매각하는 내용의 대우증권 매각 방안을 마련했다"며 "9월 중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희망자만 있다면 KDB캐피탈까지 함께 인수하는 방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대우증권의 높은 주가와 KDB캐피탈에 대한 인수 부담으로 대우증권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KDB자산운용만 묶어 파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또 매각 지분도 낮춰 인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원칙적으로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2조1774억원)와 KDB자산운용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지만 대우증권의 경우 금융지주회사 편입에 필요한 최소 지분인 30%+1주(1조5191억원)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대우증권과 달리 비상장사인 KDB자산운용, KDB캐피탈은 보유 지분 전량 매각이 불가피하다.
산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3월 21일 7950원에 불과했던 대우증권 주가(종가 기준)가 이달 22일 1만5500원까지 뛰어오른 상황에서 잠재 매수자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매각가를 대폭 낮출 수는 없지만 매각 대상 규모를 줄이고 지분 매각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매각 흥행을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는 8월 중순 인수 후보자 물색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9월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우증권 매각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연내 우리은행 민영화가 어려워지자 대우증권 매각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우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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