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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캠퍼밴 여행…가는 길 하나하나가 선물
입력 2015-07-20 10:52 
뉴질랜드 타우랑가 해안길

타우랑가의 파파모아비치가 내려다보이는 홀리데이파크로 천천히 캠퍼밴을 몰았다. 언덕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해안. 해변을 산책하는 부부. 그리고 애완견. 그래. 이 ‘그림같은 장면 하나를 보기 위해, 멀리 남반구 끝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거다. 그때서야, 고개가 끄떡여 졌다. 왜, 작가 허영만이 ‘뉴질랜드 캠퍼밴 투어라는 책을 썼는지, 왜 여행 마니아들이 캠핑카를 타고 뉴질랜드 투어에 나서는 지, 왜 ‘아빠 어디가에서도 아이들이 그렇게 캠퍼밴 투어를 갈망했는지를.
일단 오클랜드 공항에서 캠핑카를 인수한 뒤, 무작정 악셀을 밟았다. 뉴질랜드 직항편은 아침에 오클랜드에 떨어진다. 그러니, 피곤하더라도 캠퍼밴을 받자마자 차를 몰고 떠나야 한다. 지구 반대편 청정지역, 정반대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달리는 맛이 색다르다.
기후가 정반대 남반구인 뉴질랜드는 지금 겨울이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는 아니다. 가을 날씨 한가운데 폭 박힌 느낌. 그러니, 지금이 캠핑투어의 적기다.
잠깐, 여기서 용어 설명. 뉴질랜드는 캠핑카 대신 ‘캠퍼밴(Camper Van)이라는 용어를 쓴다. 흔히 보이는 밴처럼 그만큼 캠핑이 흔하다는 의미다.

1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왼쪽 2번 국도를 빠져나왔다. 출발한 지 2시간30분 쯤 지났을까. 멀리 초원을 가로질러 샐리만의 푸른 물빛이 눈에 박히기 시작했다. 캠퍼밴 투어‘베이스 캠프로 삼을 타우랑가다.
타우랑가는 인구 15만명 정도가 사는 뉴질랜드 북섬의 작은 해안도시다. 요즘엔 한국 부모들 사이에도 청정 여행지로 주목을 끌면서 아이들 캠핑 코스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베이스 캠프 포인트는 파파모아 비치의 캠퍼밴 사이트.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홀리데이 파크의 경치는 역시나 명불허전이다. 홀리데이 파크(Holiday Park)는 뉴질랜드 캠퍼밴 투어의 핵심이다. 뉴질랜드 전역에는 3000여개 이상의 홀리데이 파크가 있다. 대자연의 숨결이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면서 도심에서도 가까운 곳인데, 캠퍼밴들에겐 마치 베이스 캠프에 이은 ‘캠프1, 캠프2…같은 포인트가 된다. 이 곳을 통해 물, 전기, 화장실, 샤워, 취사, 세탁까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멀티 쉼터인 셈. 쉽게 말해 오토캠핑장 정도로 보면 된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총총 박혀 있다. 촘촘히 박힌 수천 개의 별이 주는 감동. 별 여섯개짜리 초특급 호텔 저리가라다.
다음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투어 시작. 해변 끝 망가누이산(200m)부터 찾았다. 한 시간 쯤 올랐을까. 아, 타우랑가 항 앞으로 남태평양의 아침을 여는 동이 트기 시작한다. 시공간은 정 반대이지만, 일출이 주는 감동은 어디나 같다.
아침 일출 감상을 끝낸 뒤 로토루아행. 역시나 캠퍼들에겐 필수 코스다. 이곳 레드우드 수목원은 ‘한반도 공룡 촬영장으로 이미 친숙한 곳이다. 캘리포니아산 레드우드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원시림은 영화 ‘쥬라기 공원의 촬영장 같은 놀라움을 준다.
그리고 이 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카약. 로토루아 호수의 발원지 해뮤라나 스피링스 인근에 블루레이크 호수가 포인트다. 1시간 정도 카약을 저어 호수 건너편으로 가면 산 위에서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내려와 차가운 호숫물과 섞이는 곳, ‘핫워터 비치가 있다.
이 인근에 꼭 찍어야 할 또 하나의 명물은 타우포 호수. 아, 실제로 본 호수의 풍경은 상상초월이다. 크기만 해도 싱가포르 땅덩어리 만하다는 이 곳. 캠퍼들은 여기서 송어 플라이낚시를 즐긴다.
캠핑 사흘 간을 이 일대를 돌며 액티비티만 즐기는데도 모자랄 지경. 회를 쳐 삼킨 송어만 해도 수십마리에 달할 것 같다. 여기서 꼭 알아둬야 할 팁. 한국에서 고추장 만큼은 꼭 가져가서 찍어드실 것.
마지막 캠핑의 방점은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 찍어야 한다. 만년설이 쌓인 3000m고지의 통가리로국립공원을 알파인 크로싱하는게 캠퍼들의 의식처럼 돼 있다. 제대로 걸으면 8시간짜리 종단 트레킹이 된다는 게 주변 캠퍼들의 설명. 일행은 걷고, 캠퍼밴을 끌고 갈 운전자는 캠퍼밴을 끌고 목표지점으로 와서 만나면 된다. 당연히, 운전대 지원. 다행이다. 8시간을 걸을 순 없다. 편하게 눈으로만 봐도 이렇게 감동이 몰려오는, 통가리로니까.
▶ 뉴질랜드 캠퍼밴 투어 100배 즐기는 Tip
1. 캠퍼밴 렌트 = 캠핑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아웃티어(www.thekfc.com)나 뉴질랜드 투어(www.nztour.co.nz)가 강추.
2. 투어 시기는 = 보통 한국의 겨울인 1월이 남반구 뉴질랜드에서 여름이기 때문에 최고 성수기로 친다. 하지만 알뜰 족은 반대인 지금을 노린다. 비수기라 캠퍼밴 여행을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 기회여서다.
3. 가격은 어느정도 = 성수기에는 캠퍼밴이 호텔보다 비싸다고 보면 된다. 1박에 30만원에 육박한다.
▶ 캠퍼밴 투어 서바이벌 상식
1. 캠핑카 시스템 = 캠핑카는 보통 성인 5명을 기준으로 대략 48시간 즉 1박2일 정도를 가스나 전기 등 별도의 재충전없이 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물은 보통 100ℓ를 캠핑카에 담을 수 있다. 이틀 정도 쓴다.
2. 전기 = 차량 전기의 경우에는 60㎞/h 기준으로 2시간 이상 운행했을 때 48시간 정도의 보조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단 겨울철 장기간 사용하면 전기가 방전될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3. 가스 = 가스의 경우 한번 보충하면 여러차례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나온 캠핑카 가운데는 차량 경유로 난방을 하는 경우도 있어 가스 사용을 더욱 길게 할 수 있다.
[글·사진 = 장윤정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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