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이 출석주주 3분의 2(찬성율 66.67%)를 웃도는 출석주주 69.53%의 찬성으로 통과된 것은 막판 부동표중 17%의 표심을 사로잡은 결과이다.
17일 삼성물산 합병 주총에 참석하거나 위임장을 통해 출석한 주주는 전체 삼성물산 주주의 84.73%에 달했다. 통상 주주총회 참석율이 60~70%인 점을 감안할때 이번 합병 주총에 대한 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출석주주 84.73% 중 69.53%가 찬성함에 따라 전체 주주 대비로는 58.91%가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당초 이번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유력시됐던 주주는 42.04% 수준이었다. 삼성측(지분율 13.82%)와 ‘백기사 KCC(5.96%)를 비롯해 최근 합병 찬성을 결정한 국민연금(11.21%)과 국내 기관투자가(11.05%) 등이 합병 찬성 ‘연합군을 형성했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곳은 엘리엇(7.12%), 메이슨캐피털(2.20%) 등 외국인 투자자 9.47%였다.
찬반 여부가 불투명했던 부동표의 규모는 찬성 유력 주주를 넘어섰다. 소액주주(24.43%)와 엘리엇 연합군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투자자(24.06%) 등을 합친 부동표 비중은 전체 48.49%에 달했다. 찬성표를 던진 삼성물산 주주 비중이 58.91%라는 점을 감안할때 부동표로 분류되던 소액주주와 외국인 중 16.87%가 찬성표로 돌아선 셈이다.
이같은 성과는 삼성그룹이 전사적 노력을 동원한 결과이다. 삼성물산은 거의 모든 임직원이 삼성물산 소액주주를 일일이 방문하며 합병 찬성 위임장 회수에 전력을 다했다. 이번 합병안에 대한 삼성물산 소액주주 찬성비율은 9.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할때 표심이 정해지지 않았던 외국인 지분 중 7.3% 가량이 이번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투자청(지분율 1.47%) 등 외국인 중 일부가 삼성그룹 사장단의 적극적인 설득 노력에 이번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투자청 고위 관계자는 삼성그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왔으며 삼성그룹에 대한 투자와 관계 등을 고려해 결정을 내려졌다”며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엘리엇이 주주제안 형식으로 제출한 △현물배당 △주총 결의 중간배당 실시 등의 의안은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각각 출석주주 중 45.93%와 45.82%의 찬성을 얻는데 그쳐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인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해당 안건은 설령 통과됐다 하더라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됨에 따라 실효성이 없던 상황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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