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부정회계 파문에 따른 타격에 대비하기 위해 주식 매각에 나선다.
도시바는 실적 악화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에 대비해 먼저 보유주식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다른 공급업체와의 상호 지분, 보유한 자회사 지분 등을 매각해 현금 약 2000억엔(약 1조8450억원)을 마련한다. 또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 매각도 검토에 들어갔다.
도시바는 현금 약 2100억엔을 보유하고 있고 은행의 신용공여도 3000억엔 정도 설정돼 있어 당장 자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용도 하락으로 향후 회사채·기업어음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리 행동에 나선 것이다.
도시바의 회계부정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제3자위원회는 지난 5년 동안 과다 계상된 연결 영업이익이 1600억엔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2009∼2013회계연도에 인프라·반도체 등 분야에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3자위원회는 20일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나카 히사오 현 사장은 보고서 발표에 맞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표명한다. 퇴임 시기는 9월 열리는 임시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나카 사장은 사사키 노리오 부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2013년 취임했다. 그는 인프라 부문에서 손실 계상을 늦추도록 실질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사키 부회장 등 16명의 이사진 가운데 절반 이상도 9월 임시주총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사사키 부회장은 회계부정이 이뤄진 시기에 도시바 사장을 지냈다. 그는 부하직원이 목표 수익 달성이 어렵다고 하자 궁리하라”고 지시해 사실상 이익의 과다 계상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게이단렌 부회장직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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