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이다에 농약이'…상주 시골마을 적막감 감돌아
입력 2015-07-15 12:43 
15일 오전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낮부터 저녁까지 초복 잔치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시골마을입니다.

그런데 42가구에 주민 86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숨지거나 중태에 빠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뒤 이곳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마을 어귀 공터에는 경찰 버스 한대가 서 있어 스산함을 더했습니다.

3명으로 한 조를 짠 의경들은 2시간마다 교대로 경찰이 통제선을 친 마을회관을 지켰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밤에는 걱정이 되어 노부모를 찾은 자녀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경찰의 탐문 조사에 응대하기 위해 대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기도 했습니다.

15일 만난 일부 주민은 말을 아꼈고, 일부는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한 남성은 담배를 피우며 "몇몇 주민은 사건 발생 후 불안한 마음에 이미 마을을 벗어나 타지에 사는 자녀 집에 갔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아침 할머니 6명 가운데 정모(86)씨가 세상을 떠나자 주민들은 망연자실해 했습니다.

길가를 서성거리던 일부 주민은 할머니 2명도 위독한 상태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당혹감을 나타냈습니다.

한 60대 여성은 "벌벌 떨리고 무섭다"며 "마을 사람들 모두 잔치 때나 그 이후에도 외부인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다는 마을이장 등이 인근 슈퍼에서 샀으며 지난 13일 초복 때 먹다 남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사이다에 든 살충제는 무색무취의 원예용 제초제로 2012년부터 판매를 금지한 농약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