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투운용 등 기관들 속속 삼성합병 찬성…플러스운용도 찬성키로
입력 2015-07-14 17:14  | 수정 2015-07-15 09:55
삼성물산 지분을 3% 넘게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한 것이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4일 "한투운용이 지난 13일 의결권위원회를 열고 삼성 합병건에 대해 찬성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한투운용은 국민연금(11.21%), 엘리엇(7.12%), KCC(5.96%)에 이어 4대주주다. 한투운용이 삼성 합병에 찬성함에 따라 17일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둔 삼성그룹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한투운용은 삼성그룹주펀드 등을 주도적으로 운용해온 국내 최대 운용사로 이번 결정이 다른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투운용 관계자는 "의결권위원회가 13일 열린 것은 맞지만 공시 문제 등 법적인 절차가 있어 어떤 결정을 했는지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시장에서 대체적인 전망이나 의견들을 충분히 경청하고 자체 내부분석을 고려해 합병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합병이 성사됐을 때와 무산됐을 때 각각의 상황에 따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 향방이 이번 의사 결정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근거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증권사 리서치 전망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한화증권을 제외하고는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한투운용뿐만 아니라 국내 운용사 대부분은 17일 삼성 합병 주총에서 찬성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플러스자산운용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 합병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삼성물산 지분을 0.02% 보유한 하나UBS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삼성 합병에 공식적인 찬성 입장을 나타낸 이후 두 번째다. 플러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0.003%(5341주)다. 플러스운용은 하나UBS운용과 마찬가지로 △현물배당 추가 △주총 결의로 중간배당 가능 등의 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신영자산운용과 유리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상당수 운용사들은 삼성 합병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 민간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이날 삼성 합병건을 사실상 찬성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의 합병 찬성 입장에 대해 중립 입장을 정하며 이를 수용한 것이다. 국민연금 의결권위는 이날 서울 양재동 더K호텔서울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삼성 합병 여부와 관련해 투자위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과 관련한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찬성 입장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김성민 의결권위원장은 "기금운용본부가 합병의 건을 전문위에 판단 요청하지 않았으므로 전문위는 본건에 대해 심의 의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기금본부가 의결위에 대해 판단 결정을 요청하지 않은 절차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고 주총 이후로 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의결권위(총 9명)의 일부 의원들이 소집을 요구해 열렸으며 이처럼 위원들의 요청으로 회의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삼성물산 주요주주인 국민연금과 한투운용이 잇따라 합병 찬성 입장을 결정함으로써 외국인(엘리엇 제외 24.0%)과 소액주주(22.23%) 등 부동표의 향방에 따라 삼성 합병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병득 기자 / 강봉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