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163부대' 구매한 스파이웨어 통제력 잃었다…"이탈리아 해커팀 말 들어보니?"
입력 2015-07-14 09:03 
5163부대/사진=MBN
'5163부대' 구매한 스파이웨어 통제력 잃었다…"이탈리아 해커팀 말 들어보니?"

세계 각국 정부에 스파이웨어를 판매해온 이탈리아 소프트웨어 회사가 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테러리스트나 약탈자가 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해커팀'이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6일 해커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고객 명단 등의 자료가 노출됐으며 해킹 공격의 결과로 그동안 관리해오던 자사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해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전했습니다.

해커팀이 해킹을 당한 자료는 400기가바이트 상당으로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의 종류와 구매 국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커팀은 또 "기술진들이 현재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이 스파이웨어의 리모트 컨트롤 시스템(RCS)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피해 복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객들도 이 시스템의 사용을 일시 중단하고 수사 정보 자료 등을 보호하는 조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방송 Rai 뉴스는 해커팀이 자사 제품을 사용해온 이탈리아 정보기관 소프트웨어도 점검하고 있다면서 밀라노 검찰이 곧 이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흘 동안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온 해커팀은 "누가 공격했든 아마추어의 솜씨는 아니며 외국 정부들도 비슷한 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는 모두 공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탈리아 뉴스통신인 안사는 터키 경찰이 지난 4년간 해킹팀에 최소 44만 유로를 냈다면서 터키 경찰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앙카라에서 RCS를 통해 최소 50개 목표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영상과 음성 녹음은 물론 다른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터키는 또 일부 웹사이트와 문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컴퓨터 등 IT기기에 영향을 미치려고 일부 바이러스도 구매했다고 안사는 덧붙였습니다.

밀라노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11월에도 본사 건물 밖 외벽에 `우리는 생명을 통제하고, 우리의 미래를 훔친다'는 글귀와 함께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상징하는 동그라미 안에 빨간 페인트로 V자를 써놓은 침입자들의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이라는 비정부기구(NGO)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해커팀이 전 세계 35개 국가에 첩보 시스템을 판매해온 다른 337개 회사와 함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커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감시대상명단으로 올라온 국가들에 대해서는 판매를 거부하면서 범죄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제품을 공급해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전자 국경재단'이나 `시티즌 랩'과 같은 일부 디지털 권리 그룹들은 해커팀이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수단 등의 국가에도 스파이웨어 제품을 판매한 사실을 비난해왔습니다.

한편, 해킹팀에서 유출된 문서의 구매자 명단에는 한국의 `5163부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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