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면세 사업권을 받은 기업들은 주가가 급등한 반면, 탈락한 업체들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면세점 사업자로 뽑힌 기업들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13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0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틀째 상한가다. 9일 6만원이었던 종가는 단 이틀만에 68.3%가 튀어올랐다.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다른 기업들 주가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서울 중소·중견 면세점 사업자인 SM면세점의 하나투어는 전거래일보다 2만2000원(16.5%) 상승한 15만5000원에 거래됐다. 하나투어와 함께 SM면세점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토니모리도 1.4% 상승했다. HDC신라면세점 지분을 50% 가진 호텔신라 주가도 2.3% 올랐다. 9일 11만7500원이던 주가는 이틀새 11.5%나 급등했다. 다만 HDC신라면세점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현대산업만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3.99% 밀렸다.
반면 신세계(-11.1%) SK네트웍스(-9.3%) 현대백화점(-2.9%) 롯데쇼핑(-0.7%) 등 면세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업체들의 주가는 떨어졌다.
유통업계는 시내 면세점 사업이 향후 면세점 업계의 판도를 바꿀 거대 변수로 평가해 왔다. 면세점에 가장 유리한 서울 지역 사업자인만큼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독주체제던 롯데쇼핑(점유율 60.5%)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설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꼽혔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은 연간 15% 성장하고 있고, 특히 시내 면세점은 성장세가 더욱 빠르다”며 면세점 추가 사업자로 뽑혔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업체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는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뽑힌 4개 회사에 대한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현대산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가장 많이 쏟아졌다.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신영증권·메리츠종금증권·미래에셋증권·동부증권·KTB증권·교보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 등 무려 13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신영증권은 기존 7만5000원에서 10만2000원까지 36%나 높였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HDC신라의 매출, 이익, 자산 등이 현대산업에 50%씩 반영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조원이 넘는 매출과 12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가가 3만원 이상 오를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에 대해서도 8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높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요즘 보기 드문 ‘강력 매수 추천까지 받았다. 유안타증권은 최고 목표가인 20만원을 제시하면서 제주공항과 서울 시내에 두 곳의 ‘알짜 면세점을 확보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이익 성장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유통업체라고 평가했다. 하나투어도 다수 증권사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9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최저 17만원에서 최고 2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부터 실적이 현재 추정치보다 10% 개선될 전망”이라며 기존 여행·호텔업에 면세점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주가가 심하게 튀어오른 종목을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자 선정 발표에 앞서 시장에 결과가 유출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전 매매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조사 대상 기업의 주가와 거래량, 호가 체결 등을 따져 불공정거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단순히 거래량과 주가만 보지 않는다”며 지분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이상징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해결 기대감 등에 힘입어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0.35포인트(1.5%) 오른 2061.52, 코스닥은 18.74포인트(2.6%) 뛴 749.46에 마감했다.
[손동우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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