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능력과 가속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소음진동도 확실히 잡는데 성공했다. 경차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경차다.
국내 경차 시장에 보석같은 차가 나타났다. 한국GM이 내놓은 ‘더 넥스트 스파크는 주행성능과 외관, 안전장치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상품성을 가진 경차였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출시 행사에서 경차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할만한 작품이다.
신형 스파크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언덕길을 넘을 때였다. 서울 남산과 북악산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지 않아도 전혀 멈칫거림없이 치고 올라가는게 ‘진짜 경차 맞나 싶을 정도다.
한국GM측은 차량 무게를 기존 모델에 비해 45kg 정도 줄였고,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2000~2500rpm 대 영역에서 엔진이 큰 힘(토크)를 발휘하도록 세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식 제원에 따르면 신형 스파크의 등판능력은 27%로 기존 스파크의 22%에 비해 확연히 개선됐다.
등판능력 27%라는건 수평으로 100m를 이동하는 동안 수직으로 27m 높이를 올라갔다는 뜻이다. 대관령이 최대 12%, 미시령이 10% 수준이나 27%는 일반 도로를 달릴때 전혀 불편함 없는 수준이다.
같은 이유로 초기 가속성능도 월등히 개선됐다. 시속 80km 언저리까지는 아주 부드럽게 가속된다. 신호대기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때도 여유가 넘친다. 물론 그 이상의 속도를 내려면 가속 시간이 더뎌지는게 느껴진다. 3기통 999cc 소형엔진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소음과 진동 역시 확연히 개선됐다. 이전 모델을 시승했을 때 ‘고속주행시 소음때문에 대화가 불편하다고 언급했는데 신형 스파크에서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좋다.
신형 스파크에서 기자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확 바뀐 외관이다. 이전 세대 스파크에 비해 차체 길이와 폭은 그대로 유지한 반면 차체 높이는 45mm 줄였다. 높이를 낮춘 효과는 확실하다. 비율이 안정되면서 훨씬 스포티하고 잘 달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 천장이 낮아 답답하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시트의 높이를 함께 낮췄기 때문이다.
또 하나 외관에서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컬러다. ‘프레쉬 그린 라임이나 ‘미스틱 바이올렛, ‘블루 레이 블루 등 차체가 작은 경차에 잘 어울리는 톡톡 튀는 색상을 세련되게 뽑아냈다.
인테리어 역시 대폭 개선됐다. 왠만한 소형차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소재와 색상 선택을 잘한 느낌이다. 스마트 시동버튼을 채택한 점도 옵션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겠다.
또다른 강점은 경차 최고 수준의 안전성이다. 경차 최초로 차체의 71.7%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운전석, 동반석 에어백 및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했으며 동급 최초로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도 적용했다.
그럼 신형 스파크가 완벽한 차냐고? 그건 아니다. 연비가 기대에 살짝 못미쳤다. 신형 스파크의 공인연비는 수동 변속기 모델이 15.4km/L, CVT를 장착한 자동변속기 모델이 14.8km/L 다. 스탑앤스타트 기능 등 다양한 연비개선 기능을 장착한 에코 모델은 15.7km/L로 늘어난다.
시승한 차량은 CVT 장착 모델인데, 이틀간 서울 시내를 75km 정도 주행한 결과 평균연비가 13.7km/L가 나왔다. 일반차량이라면 그런가보다 했겠다. 하지만 한국GM이 연비를 보수적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실연비는 공인연비보다 잘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여놨던 탓인지 공인연비보다 낮은 실연비는 조금 아쉬웠다.
이처럼 성능은 확 높였지만 가격은 최대한 억제했다. 수동(MT) 기준 승용밴 1015만원, LS 1036만원, LT 1136만원, LT 플러스 1209만원, LTZ 1308만원이다. CVT모델은 수동모델보다 트림별로 163만원을 더 내면 된다. 에코모델은 LS가 1227만원, LTZ는 1499만원이다.
경차는 주어진 규격내에서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해야한다. 가격 제약도 있다. 때문에 경차를 만든다는건 자동차 메이커들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GM은 신형 스파크를 통해 어려운 과제를 아주 잘 풀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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