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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입력 2015-07-12 14:49 
사진=포스터
[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이하 ‘앙)는 일본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만드는 주인 센타로(나가세 마사토시)와 팥을 만드는 할머니 도쿠에(키키 키린)의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작품이다.

소소하고 손님이 종종있는 도라야키 가게에, 도쿠에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내지만, 센타로는 할머니를 채용하지 꺼려한다. 하지만, 도쿠에가 놓고 간 팥소를 먹고는 그에게 도라야키의 팥소를 만드는 일을 맡긴다.

도쿠에의 손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흉측하지만, 센타로는 이를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열심히 팥소를 만들고, 자신이 아픈 날에는 빵도 만들어 장사를 할 정도로 성실한 도쿠에의 모습에 마음을 놓는다. 센타로는 팥소만 만들던 도쿠에에게 장사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도쿠에는 특유의 편안함과 삶의 지혜로 금세 손님들과도 마음을 트게 된다.

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던 날도 잠시, 가게에는 도쿠에에 관한 소문과 편견으로 손님이 뚝 끊기게 되고, 이들의 관계도 삐그덕 거리게 된다.

‘앙은 일상적인 소소함을 담았을 뿐 아니라, 맛있게 구워지는 도라야키의 모습으로 눈의 즐거움도 더했다. 반죽을 넓적한 프라이팬에 적당히 뿌리고, 빵이 부풀어 오르다 익으면 뒤집는 과정은 단조롭지만 재밌다. 뿐만 아니라 알알이 놓인 팥과 팥이 익어가는 과정, 따로 놀던 팥이 팥소가 된 모습 등은 음식 안에 녹아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팥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해. 흐린 날, 맑은 날, 어떤 바람을 느꼈는지 팥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 세상 모든 것들은 언어를 가졌다”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거야” 등의 대사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둥그런 빵 사이 팥이 들어간 도라야키는 보기에는 만들기 굉장히 쉬워 보이지만, 빵 반죽부터 팥 앙금을 만드는 데 까지 정성과 노력이 담겼다. 할머니는 빵을 태우기도 하고, 구멍을 내고, 주인은 팥의 양을 잘 못 맞추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단팥 인생 이야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지만 결코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사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준다. 팥소를 씹었을 때 오묘한 맛이 나는 것처럼, 삶도 그렇다고 말이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제 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 초청됐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이다. 하반기 개봉 예정.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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