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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불만’ 이대은 “나는 선발투수를 원한다”
입력 2015-07-12 07:22  | 수정 2015-07-12 07:26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 전 지바롯데 이대은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서민교 기자] 잘 나가는 (이)대호 형이라서 이기고 싶었다.”
지바롯데 마린스 우완투수 이대은(26)은 한국을 넘어 일본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고 있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당차게 말했다.
경기 전 이대호와의 맞대결을 앞두고는 어떤 볼을 던져도 다 치시는 위험한 타자다. 정말 위압감을 느낀다”고 했던 겸손한 후배의 거침없는 ‘돌직구였다. 이대은의 솔직하고 당돌한 성격은 현재 불펜으로 변경된 보직에서도 표출됐다.
이대은은 지난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이대호 상대 삼진을 포함해 4타자 연속 삼진으로 1⅓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대은은 올 시즌 등판한 20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승(1패)은 선발 등판 경기. 올 시즌 초반 9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다 이후 11경기는 구원 등판하고 있다. 승수는 많이 쌓았지만, 선발 등판 시 5.03으로 높았던 평균자책점을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면서 4.22까지 낮췄다.
보직 변경 뒤 연이은 호투. 그러나 이대은은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대은은 난 다시 선발을 하고 싶다”고 확실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어 난 미국에서도 선발투수였고 일본에 올 때도 선발투수로 왔다”고 강조했다.
이대은은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7시즌 135경기 중 121경기를 선발 등판했다. 불펜 경험이 전무하 정도로 전형적인 선발투수가 맞다.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대은이 그럴만한 이유도 더 있었다.

이대은이 갑작스럽게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것은 팀의 필요에 의해서였다. 구원투수 카를로스 로사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팀 사정상 7~8회를 맡아줄 확실한 셋업맨이 필요했다. 그 대안으로 이대은이 낙점된 것. 당시 오치아이 에이지 지바롯데 투수코치는 로사가 돌아올 때까지 불펜을 맡아 달라. 이후에는 선발로 다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은은 사실 갑작스러운 불펜 변경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불펜으로 가기 전에 딱 감을 잡고 있었다. 원래 선발 일정도 잡혀 있었는데…”라며 짙은 아쉬움을 남긴 뒤 그래도 아직까지는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팀이 원하는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불펜진에 변화가 생겼다. 로사가 1군으로 콜업된 것. 이대은도 다시 선발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대은은 일단 올스타전 전까지는 불펜에서 뛸 것 같다. 그 이후에도 선발로 바뀌지 않으면 내 보직과 관련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강한 어조로 자신의 뜻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이대은은 불펜 보직 변경 후 얻은 소득도 적지 않다. 이대은은 선발로 던질 땐 직구만 고집했다. 안 먹혔다. 그래서 불펜에서는 변화구를 많이 섞어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진이 늘어난 이유다.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이대은에게 불펜에서의 경험이 향후 선발로 던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대은도 나 스스로 위기가 왔을 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했다.
후반기 불펜이 아닌 선발로 나서 155㎞ 강속구를 던지는 이대은을 볼 수 있을까. 이대은은 특급불펜보다 선발을 원하고 있다.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에서 8회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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