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펀드 등 중국 관련 상품의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급등세 덕분에 아직 연초 이후 수익률은 두자릿수지만 최근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큰 폭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상품에 일제히 몰렸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증시 폭락으로 ‘반토막을 면치 못했던 2007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간 교차거래)을 통해 직접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현 시점에서 일부를 정리하고 리스크 관리를 하는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85개 중국 본토펀드는 최근 1개월 간 -21.2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0.17%로 지난 5월 5000선을 뚫었던 상승세가 어느새 모두 상쇄됐다. 중국 증시가 한창이던 4월 이후 들어온 투자자들은 이익보다는 손실을 입었을 확률이 더 높다. 4~6월 석달간 중국본토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6190억원에 이른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하는 H주 펀드도 손실을 보긴 마찬가지다. H주 펀드는 최근 한달간 -11.65%, 3개월 -1.92%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중국펀드에 들어온 투자자금은 H주펀드 4조5034억원, 본토펀드 3조1921억원으로 총 7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월 거래량이 2조원에 육박한 후강퉁 투자자들 수익률도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증권의 후강퉁 거래량 상위종목 10개 기업은 최근 한달새 평균 26.5%나 하락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도 9.1%로 조정이 계속될 경우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동방명주는 이미 연초(1월 5일) 대비 11.7% 하락했고, 정주우통버스(-17.1%), 중신증권(-24.9%)도 올해 초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중국 펀드는 해외 투자가 정점을 찍었던 2007년 1년 동안 약 17조원을 쓸어담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국증시가 폭락하면서 대부분 원금의 절반 이상을 잃고 장기간 회복하지 못했다. 상당수 국내 투자자들은 이때의 기억으로 여전히 펀드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무작정 손절매하기보다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손실폭을 줄이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투자시점 대비 수익이 난 투자자들은 일부 차익실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4월 이후 투자해 손실폭이 큰 투자자들은 당장 손실을 확정하기 보단 향후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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