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상 주춤’ 브릭스, 러시아 정상회의서 반전 노린다
입력 2015-07-08 16:45 

한때 세계경제 성장엔진으로 각광받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위상이 주춤해진 가운데 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러시아 중서부 도시 우파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견제를 위한 러시아와 중국간 협력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데다 브릭스가 주도하는 신개발은행(NDB)과 같은 국제금융기구 출범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브릭스 국가의 경제성적표는 인도를 제외하면 매우 부진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제재와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심각한 경제불황을 겪고 있다.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국가부채 증가로 신용등급 하락, 경기둔화가 장기화되고 있고, 중국마저 올해 7%대 경제성장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NDB 출범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을 대신할 신국제금융체제 구성 여부다. 브릭스라는 추상적인 국가분류에서 벗어나 이들 국가가 국제금융기구를 만들어 세계금융질서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년초부터 운영될 NDB는 금융위기 발생시 회원국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자본금 규모는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전체 자본금의 절반에 가까운 410억달러를 출자하는데 향후 NDB는 브릭스 회원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개발도상국에도 자금줄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과 함께 NDB 역시 기존 서방 위주의 금융질서를 재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우파에서 눈여겨 봐야할 또다른 사안은 브릭스 국가들이 그리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인지 여부다.
그리스 지원 문제는 정상회의 공식의제는 없지만 포괄적인 국제 현안 논의과정에서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군사·안보전략가인 조지 프리드먼 스트랫포 대표는 러시아가 구제금융으로 그리스를 얻을 수 있다면 지정학적 횡재를 하는 셈”이라며 중부유럽 국가 사이에선 러시아와 그리스가 수개월 전부터 구제금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으며, 그리스가 채권국에 큰소리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브릭스 국가들간에 일치된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반미 동맹이라면 인도는 미국과 전략적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이달초 미국을 방문해 기존의 불편했던 과거를 청산했다. 이로 인해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동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내부 이견이 커져 서방을 상대로 단합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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