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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의 도전…`밀크금융`으로 동남아 사로잡을것
입력 2015-07-06 17:40  | 수정 2015-07-06 19:58
농협금융이 우유와 같은 농식품과 더불어 금융 인프라를 수출하는 '밀크 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농식품기업인 신시왕그룹과 협력사업이 본격화된 데 이어 베트남 같은 동남아 진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6일 "농협의 해외 진출은 농업과 함께 간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중국 우유 수출을 성공 모델로 삼아 동남아로도 수출금융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6일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올해 6월부터 중국에 우유를 수출하게 된 배경에는 농협금융지주의 비즈니스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4월 국내 농업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방한한 신시왕그룹 일행을 처음 만난 것도 농협금융지주였다.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를 방문했던 신시왕그룹 일행이 농업 투자를 위해 농협금융지주 방문을 요청한 것. 농협금융은 국내산 생우유 수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신시왕그룹에 축산경제를 연결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는 없는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제도와 같은 농협금융 인프라를 수출하겠다고 제안했다. 신시왕그룹은 중국 유일한 민간은행인 민생은행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중국 현지에서 신시왕그룹과 협상했던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에 굉장히 소극적인 편이라 당장 성과를 보기는 어려웠다"며 "우유 수출을 전초기지로 삼아 금융이 자연스럽게 지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농협은행 사무소도 이르면 내년 초 지점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현지에서 우유 소비가 늘어나면 국내에 신시왕그룹과 농협이 합작회사를 만들고 독점 우유 가공공장을 만들어 생우유를 직거래하기로 했다. 공장 설립과 수출 관련 금융지원은 농협금융이 맡을 수 있다.

동남아 지역에도 우유 소비시장이 커지면 중국과 같은 모델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도 품질이 좋은 국내산 생우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미얀마 파키스탄 등 동남아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농업 관련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유 같은 농식품뿐만 아니라 국내 우수한 농기계를 수출하면서 리스, 캐피털 등 금융이 함께 나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고객 영업을 중심으로 한 다른 금융그룹의 해외 진출과 달리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면서 국내 산업·금융 자본의 동반 진출로 이어질 농협금융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미정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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