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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쿡방’③] 범람하는 쿡방, 시청자는 피곤해
입력 2015-07-06 11:52 
[MBN스타 금빛나 기자] 그런데 요새는 뭔 프로그램마다 먹는 거야”(2015.7.2. KBS2 ‘해피투게더 中 이덕화)

과유불급, 모든 것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끈 이후 육아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것처럼, 쿡방이 인기를 끈 이후 유사 프로그램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쿡방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하차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최연소 꽃미남 셰프로 인기몰이를 했던 맹기용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많은 선배 셰프들이 있음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지며 패기 있게 출연했던 맹기용이 맹모닝을 소개하면서 파장을 낳았던 것이다. 꽁치를 사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던 맹기용은 맹모닝에서 가장 중요한 ‘비린맛을 없애는데 실패했고, 이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맹모닝을 실패한 맹기용을 보며 사람들은 셰프자격이 없다”며 크게 분노했고, 여기에 박준우 기자와 최현석 셰프가 올린 SNS상의 말까지 더해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자신을 향한 조롱과 비난 속에서 출연을 이어나갔던 맹기용이 결국 프로그램 자진하차를 선택하면서 사태는 겨우 수습된다.


이에 대해 맹기용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김풍은 1일 서울 대학로 콘텐츠랩에서 열린 ‘2015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에서 그간의 논란들을 언급하며 맹기용에 대한 대중의 질타와 비난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정상을 넘어섰다. 한 인간에게 ‘너무 심한것이 아닌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전국민에게 집중포화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참 무서운 일이다. 내가 꽁치 통조림을 들고 가서 맹기용을 위로했던 시점이 바로 ‘이건 너무 심했다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때”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하기도 했다.

열풍의 단계를 넘어선 쿡방은 그야말로 ‘범람 사태까지 이르렀다. 요리를 메인으로 내세운 프로그램 외에도 ‘해피투게더 SBS ‘스타킹 ‘힐링캠프 ‘MBC 다큐스페셜 등 쿡방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쿡방이 늘어나면서 스타셰프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고, 기존의 셰프들은 더 바빠지게 됐다.

최현석, 정창욱, 샘킴 등 인기 셰프들은 요리 프로그램 외에도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인간의 조건 등 요리와는 무관한 각종 지상파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이며, 각종 토크쇼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리고 있다. 이로 인해 SBS ‘힐링캠프와 MBC ‘다큐스페셜에 이연복 과 최현석이 동시에 출연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쿡방에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셰프들 간에 신경전 아닌 신경전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강레오 셰프는 한 인터뷰에서 요리사가 방송에 너무 많이 나오는 건 역효과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 출연하게 되면 요리사는 다 저렇게 소금만 뿌리면 웃겨주는 사람이 될 것.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런던에서 한식을 배우는 것과 똑같다. 그러니까 본인들이 커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튀는 거다.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하고”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레오의 말은 누가 보더라도 허세 가득한 소금 뿌리기와 분자요리로 인기를 모았던 최현석을 겨냥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커지자 강레오는 누구를 저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다만 요리사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다”고 해명하며 사태수습에 들어가기도 했다.

강레오의 발언에 발끈하며 강경대응하려던 최현석 셰프는 이후 이런 일로 요리사들끼리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안 좋다”며 강례오 측의 공식 사과를 받아드리고, 화해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일련의 사건들은 현재까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지만, 쿡방이 기하급수적으로 범람하는 이상, 쿡방의 부작용은 다른 형태로도 얼마든지 터질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쿡방의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들에게 있어 채널 선택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새는 뭔 프로그램마다 먹는 거야”라는 이덕화의 말처럼, 차별 없는 유사프로그램의 범람은 오히려 그 스스로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이며 시청자들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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