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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서른을 넘긴 고준희, 그렇게 배우가 된다
입력 2015-07-06 09:34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김성현 기자] 작년에 제가 서른이었어요. ‘여태까지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벌써 서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일곱 살에 학생복 모델로 데뷔한 배우 고준희는 어느 새 서른하고도 일 년이 넘은 서른한 살이 됐다. 데뷔 후 스무 편에 달하는 작품을 했지만, 고준희하면 작품보다는 여전히 ‘단발머리 ‘패션 그리고 투에이엠(2AM) 진운과 함께 한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해피투게더에서 장난스럽게 ‘단발머리가 대표작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진지하게 기사화됐어요. ‘나의 절친 악당들 제작발표회에서도 웃기려고 ‘제 대표작은 우결이죠라고 말했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웃었는데 나중에 텍스트화된 기사를 보니 장난스러운 느낌이 안 나더라고요. (웃음)”


화려한 외모와 패션 아이콘으로 비춰지던 연예인 고준희는 그 누구보다 연기를 향한 욕심이 큰 배우였다. 어찌 보면 배우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이지만.

사람들이 보기에 제가 연기 욕심이 없어 보였나 봐요. 주변 사람들도 보여 지는 외모 때문에 ‘연예인으로 보여지길 원하나 보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근데 배우가 연기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당연한 거라 말을 안했을 뿐이에요.”

고준희의 연기 갈증을 알아 준 사람은 바로 임상수 감독이다. 임 감독은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서 레카차를 운전하는 와일드한 악당 나미 역을 고준희에게 제안했다. 개봉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임 감독은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임 감독님이 제 연기 갈증을 봤다고 하셨어요. 열심히 하고자 하는 것은 있지만 아직까지 고준희에게 그런 작품이 없었다고. 제게 연기로 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신 것 같아요”

고준희는 임 감독의 기대만큼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극중 나미는 고준희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라도 이번 작품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을 거다.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첫 액션과 첫 베드신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의외로 고준희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액션 스쿨에 가면 맞고 때리는 것을 연습해요. 동선도 짜고요. 모든 배우들이 안 다치기 위해 배워요. 앞으로 액션영화가 들어오면 더 이상 겁먹지 않을 것 같아요. 액션은 두 번, 세 번 할수록 더 괜찮아 지는 것 같아요. 베드신은 물론 부끄러웠죠. 노출이 없다고 해도 여자로서 소리를 내며 정사 행위를 하는 거니까. 촬영 할 때는 순간 외롭기도 하고 민망했어요. 하지만 감독님과 승범 오빠가 민망한 것을 모른 채 하지 않고 배려해줘서 고마웠어요.”

극중 나미는 지누(류승범 분)에게 지나칠 정도로 배려를 받는다. 관계를 맺을 때도 ‘여자가 원할 때 맺고, 사소한 일들도 나미에게 맞춰준다. 극중 분위기는 실제 촬영장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특히 승범 오빠가 잘 챙겨주고 표현도 많이 해줬어요. 극 중 지누가 나미를 대하듯 ‘준희 씨랑 연기해서 좋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감독님도 컨디션 체크하러 오실 때 마다 물어보시고….”

사진=이현지 기자

그런 분위기는 고준희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이 됐다. 그녀는 내숭 없고 화끈한 나미를 표현하기 위해 펑키한 스타일을 선택했다. 영화 속 섹시한 그의 어깨에는 커다란 타투가, 폐 주유소를 개조한 집과 레카차에는 화려한 그래피티가 수 놓여있었다.

임 감독님이 말하는 나미는 펑크한 아이였어요. 그림으로 자신 표현하는 친구였고요. 옷 역시 나미를 표현하는 일부라고 생각했어요. 옷을 보면 그 사람 성격을 알 수 있잖아요? 나미 성격을 표현하려고 스타일리스트와 많은 상의를 나눴죠.”

촬영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시종일관 기분 좋은 미소를 보인 고준희는 이번 작품을 ‘터닝포인트라고 한정짓지 않았다.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지만 터닝포인트라는 틀 안에 가두고 싶지 않은 그런 영화라고. 서른을 기점으로 고준희는 제법 생각이 깊어진 듯 보였다.

서른이 지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론은 대중에게 질리지 않는 여배우가 되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죠?(웃음) 패션으로 주목 받는 것도 물론 감사하지만, 신나게 작품에 임하고 그걸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라죠. 제가 즐기면서 하면 사람들도 알아주지 않을까요?”

김성현 기자 coz306@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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