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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저지율 1위’ 이지영, 공수겸장 포수의 가치
입력 2015-07-06 06:56  | 수정 2015-07-06 08:06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포수 이지영(30)은 최강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이면서도 가장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2008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이후 화려한 성장을 거듭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이지영이 올해는 진정한 공수겸장의 포수로 거듭날 태세다.
이지영은 6일 현재 타율 3할2푼6리 57안타 1홈런 24타점, 도루저지율 3할7푼8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타율과 도루저지율은 해당 부문서 실질적인 포수 1위다.
먼저 타율의 경우는 현재 양의지가 3할2푼1리로 포수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이지영의 경우 규정타석(38타석)이 모자라 리그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 리그 전체 타자를 통틀어서도 훌륭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4월까지 2할4푼5리에 그쳤던 타율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5월 타율 2할8푼3리에 이어 6월에는 타율 4할4푼1리의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 7월에는 타율은 2할9푼4리로 약간 떨어졌지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는 등, 5경기서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사실 삼성의 주전 포수로 성장하는 동안 이지영의 타격 능력은 상당히 저평가를 받았다. 지나칠 정도의 초구 공격성과 낮은 출루율, 낮은 장타율이 그 배경이었다. 실제로 이지영의 통산 출루율은 3할1푼3리이며 장타율은 3할2푼5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타율은 물론 출루율(3할5푼3리)과 장타율(3할6푼6리)도 자신의 통산 성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올해 폭발한 타격, 장타 능력을 뽐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와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가 리그에서 가장 돋보인는 공격력의 포수인 것은 분명하다. 이들이 팀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나, 리그 전체 타자들을 견주어도 강민호와 양의지는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올해만큼은 이지영 또한 슬러거들에 비해서 화려하지 않지만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 저지율은 한층 성장한 ‘포수 이지영의 가치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기록이다. 지난해 이지영의 도루저지율은 2할9푼1리로 썩 높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강한 송구능력에 비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3할7푼8리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재훈이 3할8푼5리로 이 부문서도 공식적인 1위지만 경기수가 38경기로 적고 수비 이닝도 짧아 이지영과 비교가 어렵다. 이지영은 63경기서 총 37회의 도루 시도 중 14회를 막아내며 한층 강하고 정확해진 송구 능력을 뽐내고 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기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겨울 많은 땀을 흘렸고, 이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2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2회 말 2사 1,2루에서 넥센 2루 주자 유선정이 고종욱의 안타 때 홈까지 뛰어들었으나 삼성 포수 이지영의 블로킹에 아웃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숫자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포수 리드와 블로킹 등도 더욱 안정감이 생겼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지영은 2013년부터 삼성의 주전 포수로 올라선 이후 삼성의 정상 마운드를 이끈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비중이 늘어났다. 부상이 없다면 100경기 이상을 소화할 것이 유력하다.
올해 다소 부침이 있었던 마운드 사정에도 불구하고 투수들과 묵묵하게 호흡을 맞췄다. 항상 투수들의 입장에서 음지에서 물심양면 뒷받침하고 있는 ‘안방마님 이지영의 가치는 숫자로는 표현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삼성 마운드가 이지영의 가치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수겸장의 포수. 이지영도 리그 정상의 포수들과 함께 그 꿈을 향해 한발자국씩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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