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주새 24% 폭락한 중국증시…3700선 붕괴에 中 2차부양책 전격발표
입력 2015-07-06 04:02 
중국 당국이 연일 폭락하는 증시를 살리기 위해 2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최근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과 신용거래 제한 완화 조치에도 증시가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추가 부양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증시 부양을 위한 2차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77% 급락한 3686.92로 마감하며 3주 연속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올해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12일 지수(5166.35) 대비 24%나 빠졌다. 최근 3주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2조8000억달러(약 3137조원)에 달한다.
2차 부양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규 주식 발행 제한 △중국증권금융공사의 자본금 증액 △루머 유포 행위 단속 강화 등이다.

장샤오쥔 증감회 대변인은 "IPO가 기업의 일반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지만 최근 증시 상황을 고려해 신규 상장사와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감회는 7월 신규 상장사 수를 10곳으로 제한하고 자금 모집 규모도 전달 대비 축소했다.
중국증권금융공사의 등록 자본금은 240억위안에서 1000억위안으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중국증권금융공사는 증권사 대출 업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증권 관련 금융 업무를 담당한다. 등록 자본금 증액 조치는 증시에 풀리는 자금 기반을 탄탄히 해 시장 안팎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폭락을 유발하는 각종 '루머' 유포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장샤오쥔 대변인은 "불안심리를 조장하는 각종 증시 소문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일부 증권 방송이나 SNS를 통해 퍼지는 근거 없는 루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증권사들도 증시 급락을 막고자 발 벗고 나섰다. 4일 중국증권업협회는 22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화기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중신그룹, 하이퉁 등 21개 중국 증권사들은 이달까지 각사 순자산(6월 말 기준)의 15%를 출자해 총 1200억위안(약 22조원) 규모 기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 기금은 우량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이라고 중국증권업협회는 밝혔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상하이종합지수 4500선 아래에서는 증권사 자체 주식 보유분을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 중신그룹 관계자는 "중국 당국과 시장 참여자(증권사)가 함께 증시 폭락 대응에 나섰다"며 "불안심리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공동 대응은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최근 3주 사이 3000조원 이상 빠진 중국 증시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결과 70%가 "중국 증시는 거품"이라 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거물급 투자자들은 중국을 가장 경계해야 할 국가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폭락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올해 중국 당국이 목표로 삼았던 '연 7%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900만명에 달하는 중국 투자자 가운데 90%가 신용거래를 하고 있다"며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면 빚을 갚느라 소비지출을 줄이는 가계 주체가 늘어 성장률 둔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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