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개혁` 100일 달려온 임종룡 금융위원장
입력 2015-07-01 17:52  | 수정 2015-07-01 20:35
■ 금융권 110명 설문조사
"지난 100일간 금융사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어려웠다. 여전히 실무진 중 절반 가까이는 금융개혁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한다. 신뢰를 얻을 때까지 계속해서 금융당국 업무 방식을 바꿔 나가겠다." 취임 이후 본인 소명을 '금융개혁'이라고 선언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개혁 100일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임 위원장은 1일 금융개혁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점검반을 시작할 때 금융사들이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에는 끝이 없다"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금융사 외국 진출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60개 과제를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정부는 민영화된 우리은행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임종룡식 금융개혁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업계 만족도는 일단 높았지만 현장 체감도는 아직 낮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금융개혁 100일 성과를 평가하는 설문조사 결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실무자, 학계·연구원 등 금융권 관계자 중 83.6%가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임 위원장이 처음 시도한 금융사 현장점검반에 대한 평가가 후했다. 현장점검반이 의견 수렴을 잘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82.3%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점검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실무진은 금융개혁에 대한 현장 체감도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융개혁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 금융업 종사자 46.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히 구두지도 같은 그림자 규제가 근절됐느냐는 질문에는 금융업 종사자 3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임 위원장도 "현장 신뢰를 얻으려면 규제 개혁도 중요하지만 금융당국 실무진이 일하는 방식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 목표가 "국민 재산을 키워 나가고,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고,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금융소비자'는 배제돼 '반쪽짜리' 평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금융개혁 설문조사는 금융규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금융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서 평소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니 긍정적이라는 반응이지만 정작 금융소비자는 금융서비스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이다.
설문조사에서도 학계·연구원 45%가 금융사들이 정부의 금융개혁에 발맞춰 혁신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금융사들이 내부통제 기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계·연구원은 겨우 5%에 불과했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금융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 대고객 금융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금융현장에서는 그 같은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는 "금융개혁으로 정작 금융사와 금융고객 관계가 개선됐는지 의문"이라며 "금융사가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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