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여년 생사도 몰랐던 자매…출국 직전 ‘만남’
입력 2015-07-01 15:07 
36년만에 상봉한 이금례씨(왼쪽)와 동생 이영미씨(오른쪽) [사진제공 = 용산경찰서]

지난 1977년 국제 결혼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30여년간 생사도 모르고 지냈던 동생과 재회한 자매의 이야기가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국적의 이금례씨(66·여).
미국 국적을 가진 이씨는 동생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출국 5시간 전에 경찰의 도움으로 동생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20분쯤 민원실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이금례씨가 여동생 이영미(54)씨를 36년 만에 만났다.

이씨는 가족들과 함께 옛 경기도 고양군에 살다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이후 2남 4녀를 혼자 키우는 어머니를 위해 지난 1977년 4월 국제결혼을 택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가정을 꾸린 이씨는 동생과 자주 연락하며 그리움을 달랬다.
그러나 1979년 언니 금례씨와 동생 영미씨가 모두 이사를 하게 되면서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이씨 자매는 서로 생사조차 모른 채 떨어져 살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이사하면서 바뀐 전화번호를 서로 알 방법이 없었다.
남편, 아들과 함께 미국에서 살던 이씨는 4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외로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금례씨의 아들인 데이비드(36)씨는 가족을 찾아 볼 것을 권유했다.
이씨 모자는 LA 총영사관에서 한국 경찰서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달 23일 입국해, 24일 이태원지구대와 용산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헤어진 가족 찾기 를 신청했다.
민원실 손미숙(51·여) 행정관은 이씨가 들고 온 국제결혼신고접수증명원과 호적등본 등을 기초로 주민자치센터와 협조해 가족들을 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씨 모자가 29일 오후 3시 출국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작업을 서둘렀다. 다행히 출국일 오전 9시30분께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이영미씨와 연락이 닿았다.
29일 오전 10시20분쯤 금례씨 모자가 서울 용산경찰서 민원실에 먼저 도착한 뒤 잠시 후 영미씨가 등장해 이들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들은 서로를 보자 마자 곧바로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금례씨는 동생을 통해 다른 두 언니와 남동생의 연락처를 받아 전화 통화도 했다.
그러나 금례씨는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아들의 미국 일정으로 다른 형제자매들은 다 만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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