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현실화됐지만 국내 증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2090선 턱밑까지 올라섰고 코스닥은 급등세다.
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43포인트(0.70%) 오른 2088.6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07포인트 오른 2077.27에 개장한 후 장 초반 보합권에 머물다 기관의 매도세가 약화되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중순 200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반등장세를 펼치면서 어느덧 2100선을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최대 관심사인 그리스는 결국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긴박한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구제금융 연장이 거부됐고 이에 따라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았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3차 구제금융 안건은 1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스가 국가 부도 사태라는 파국을 맞았지만 코스피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밤 뉴욕증시도 결국은 그리스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도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고 홍콩 항셍지수도 1% 이상 급등세다. 2% 이상 급락으로 장을 시작한 중국 상해 증시도 0.5%까지 낙폭을 줄였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는 이번주 일요일인 5일 그리스 국민들의 선택결과가 그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국민 투표결과가 유로존 잔류와 트로이카 개혁 프로그램 수용으로 기울 경우 글로벌증시는 이번주를 고비로 최근 하락폭을 만회하고 다시 평온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의료정밀이 3% 이상 오르고 있고 섬유의복, 기계, 유통업 등도 강세다. 음식료품, 보험 등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7억원, 2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39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381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아모레퍼시픽, 삼성에스디에스, LG화학 등이 오르고 있고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NAVER 등은 떨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3개 상한가를 포함해 556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243개 종목이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장 초반 13만3500원까지 하락하면서 일주일 만에 다시 시가총액 4위까지 밀렸다가 현재 3위 자리에 복귀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며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가처분 신청에서 삼성그룹측이 승소했다는 소식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3.38%, 2.27% 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삼성테크윈은 17.92% 급등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2.59포인트(1.70%) 오른 754.86을 기록하고 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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