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필리핀 ‘우호의 상징’ 500페소 지폐 사라진다
입력 2015-06-30 14:56 

한국과 필리핀간에 우호의 상징이었던 필리핀 500페소 화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500페소 화폐에는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 상원의원 초상이 그려져 있는데, 지폐 속 아키노 전 의원은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있다. 종군기자로 한국전쟁을 취재했을 당시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뒷 배경에는 그가 작성했던 ‘제1기병사단 38선 돌파(1st Cav knives through 38)라는 제목의 기사도 일부 새겨져 있다. Korea, Seoul, Kaesong(개성) 등의 한국지명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 중앙은행이 올해를 끝으로 구권의 사용을 중단시키기로 하면서 필리핀 지폐에 한국의 이미지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1983년 첫 발행된 이 화폐는 30년간 사용되다 2010년 12월 필리핀 중앙은행이 신권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중앙은행은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1월부터 구권의 유통을 점차적으로 축소시켰고, 올해를 끝으로 구권의 사용 자체를 중단시킬 예정이다.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과거 독재자 마르코스를 축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야권 지도자로 마르코스 독재 정권에 대항하다 암살을 당한 비운의 정치인이기도 하다.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0월에 한국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당시 500페소 지폐를 꺼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여주며 아버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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