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기업형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을 사기죄가 아닌 폭력조직과 동일한 범죄단체로 처벌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종헌)는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한 혐의(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로 문모(40)씨 등 관리자급 3명과 전화상담원 25명 등 모두 2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검찰은 보이스피싱을 사기죄로 처벌했지만 폭력조직과 동일한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를 적용해 처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씨 등은 2012년 2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피해자 302명으로부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가 적힌 체크카드를 건네받아 13억4000만 원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신용도를 높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속인 후 범행에 사용될 계좌번호가 적힌 체크카드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체크카드 편취팀과 대출 사기팀, 현금인출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지금까지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은 95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범행 총책인 P씨 등 해외로 달아난 관리자급 6명에 대해선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검거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원에 대한 징벌 및 감시로 내부질서 유지 체계를 갖춘 점, 직책에 따른 위계질서가 잡힌 점, 조직원의 역할 분담 등이 범죄단체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을 범죄단체로 처벌함에 따라 그동안 죄질에 비해 낮은 형이 선고되는 이같은 범죄를 엄벌할 수 있게 됐다”며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불법수익도 박탈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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