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T강국 코리아’가 ‘패션 강국 코리아’로
입력 2015-06-28 18:58 

패션과 IT기술,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이 두 분야가 만나 패션상품을 더 싸고, 더 편리하고, 더 반짝반짝하게 만들고 있다.
전세계 IT 최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코오롱FnC의 여성 핸드백 ‘쿠론은 남성들처럼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고 다니지 않는 여성들을 위해 가방과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가 오면 겉면 LED 라이트가 반짝반짝 빛을 내도록 만들었다. 중소IT회사의 소프트웨어가 나이키와 디젤 같은 글로벌기업의 샘플제작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 양복이 스마트폰과 연결돼 각종 비즈니스 편의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의 패션잡화브랜드 쿠론이 7월 출시 예정인 ‘글림은 블루투스와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접목해 여성 핸드백을 웨어러블 기기처럼 휴대폰과 연결해 사용할수 있도록 했다. 전화나 문자가 오거나, 카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알림이 오면 가방 겉면 엠블렘에 부착한 LED 라이트가 반짝반짝 빛을 내 알려준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지 않고 다녀 자주 잘 잃어버리는 여성들을 위해 ‘경고 알람 기능도 추가했다. 가방과 스마트폰이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앰블렘이 3가지 색깔로 번갈아가며 빛을 낸다. 패션적 요소와 IT기술의 편리함을 한꺼번에 담은 것이다.
우리나라 3차원(3D)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클로버추얼패션은 나이키와 디젤 등 세계적 패션업체에 샘플제작 비용을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여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클로쓰리디(CLO3D)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하나의 디자인으로 100개 이상의 원단을 가상으로 입혀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전엔 디자이너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 샘플을 마네킹이나 모델에 입혀보는 과정을 거쳐야 해 시간이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다양한 원단과 디자인을 적용한 샘플을 손쉽게 만들수 있어 개발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또 실제 제품 못지않게 옷 질감 등을 느낄수 있어 디자인에 맞는 최적의 원단을 고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클로버추얼패션 관계자는 디자이너가 스케치한뒤 1차 샘플을 제작하려면 대개 2주 정도 걸리는데 이 공정을 1시간반 정도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며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고 유튜브에 우리제품 시연 동영상을 올렸더니 나이키 디젤 등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2012년부터, 디젤은 2013년부터 제품 디자인 및 제작에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제일모직 남성신사복 브랜드 로가디스가 올해초 내놓은 ‘스마트 수트는 비즈니스맨들이 유용하게 쓸수있는 IT기술을 양복에 담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겉으로 보면 일반 신사복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NFC 태그를 양복 상의 안쪽에 부착한게 포인트다. 스마트폰과 연결시키면 비즈니스 미팅에서 자기 명함을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문자로 전송할 수 있고, 회의 참석 중 전화를 무음이나 수신차단으로 자동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굳이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회사 출입증 등을 꺼내지 않아도 양복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결제나 출입문 통과가 가능한 기술도 곧 도입할 예정이다. 아웃도어브랜드 블랙야크는 입기만 해도 자동으로 심박수를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운동량 등을 체크할수 있는 ‘야크온P 티셔츠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내놨다. 은사섬유로 만들어 물빨래가 가능한 심전도측정기를 티셔츠에 적용, 블루투스 송수신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심박수와 각종 운동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하반기 블랙야크는 스마트폰을 통해 외투 내 발열량을 조절, 보온효과를 내는 ‘야크온H 재킷도 내놓을 예정이다.
[박인혜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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