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예술의전당의 문턱’②] 코미디언 최초로 예술의 전당 입성한 옹알스
입력 2015-06-26 13:35 
[MBN스타 남우정 기자] 예술의 전당과 코미디쇼, 이 낯선 조합이 2015년 이뤄졌다. 대중 가수들에게도 쉽게 열어주지 않았던 예술의 전당의 콧대가 국내 TV에서도 볼 수 없는 개그팀인 옹알스에겐 내려갔다.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과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K코미디를 알렸던 옹알스에겐 기적 같은 일이었다. 공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메르스 여파가 몰아쳤지만 공연장은 가득 찼다. 심지어 26일부터 28일까지 앵콜 공연까지 잡혔다. 예술의 전당을 웃음바다로 만든 옹알스를 만나서 그 이유를 알아봤다.

전국을 덮은 메르스가 공연 오픈 직전에 닥쳤다. 공연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공연 오픈을 하고 나니까 메르스가 닥쳤다. 취소표가 나오기도 하더라. 예매해놓고 메르스 때문에 못 간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도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 쓰고 오신 분들이 공연 보면서 하나씩 벗으시더라.”(조준우)

이번 뿐만이 아니라 계속 예술의 전당에 대관 신청을 했는데 실패했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로 노력을 했었나

대관신청 할 때 저희 프로필을 넣어야 한다. 공연 취지 같은 것도 넣어야 하는데 떨어졌다. 그래서 뭔가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서 ‘코미디라는 말을 빼고 ‘무언 마임극이라고 넣었다. KBS 희극인 출신인데 그런 것들도 빼서 공연 소개서를 바꿨다. 떨어진 다음엔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대관 기준을 들었던 적은 없었다.”(조준우)

이번엔 예술에 전당에 입성했다. 이번엔 대관 심사에 통과된 이유가 있나?

왜인지는 말을 안 해줬다. 심의를 여러 명이서 하는 것이고 비어 있는 날짜를 좋은 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하더라. 새로운 장르여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저희가 잘 해야 다음 팀에게도 기회가 간다고 하더라. 저희가 잘 해야 문턱이 낮아진다고 생각한다.”(조준우)

왜 그토록 예술의 전당에 서고 싶어했는지 궁금하다

최초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저희가 사람들이 안 가본 곳에 가고 도전했던 것처럼 국내에 코미디가 서지 않았던 곳에 서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또 예술의 전당에 서봤다고 하면 다른 공연장에서의 대관 가능성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타이밍이 좋아하야 하지만.”(채경선)

그만큼 남다른 무대인데 예술이 전당이라 달라진 레퍼토리가 있나?

전혀 없다. 이번 공연의 취지는 지금까지 저희가 해왔던 것을 보여주는 것에 있었다. 해외에서 했던 작품 그대로 똑같이 보여주겠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 공연에도 숙성 단계가 있다는데 나름대로 옹알스를 통해서 증명되는 것 같다.”(채경선)

소극장이긴 하지만 관람료가 너무 저렴하다.(참고로 옹알스의 공연 관람료는 일반석 3만원, 자유석 2만원이다)

크게 남는 것은 없지만 중간 유통사가 없어서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무대 조명이나 소품을 저희가 다 만들었다. 시공도 저희가 하고 음향테스트까지 세세한 것을 모두 다 했다. 막말로 투자를 받았으면 그렇게 못했다. 최소 5만원은 받았어야 했다. 직접 무대를 만들고 세팅하다 보니 그 재미도 있더라. 그래서 여기 분들도 저희가 신기했나 보다. 원래 장비 같은 것 빌리는데도 다 돈을 받는데 그냥 빌려주기도 하더라.”(조수원)

왜 가수, 코미디언들이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서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나

대중들은 코미디가 TV를 통해서도 나오고 하니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 가수도 마찬가지다. 근데 예술에 전당에 오르고 나니 저희 공연이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조준우)

여기서 무용하시는 분들과 국악원 사람들과 같은 식당을 쓰는데 콧물 분장을 한 저희랑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이 이상하다. 그래도 예술의 전당 직원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공연을 보러 오기도 한다.”(최기석)

아직도 코미디라고 하면 다들 ‘개그콘서트 같이 방송 코미디를 생각한다. 외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 코미디는 방송 위주다.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 해야 한다. 외국에선 했던 걸 또 하면서 공연으로 숙성을 시킨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은 했던 걸 또 하냐고 한다.”(조준우)

코미디언들의 마인드도 다르다 한국은 관객을 초청해서 내가 보여주려고 한다면 외국은 내가 한걸 보러 와라는 식이다. 그렇게 되니까 한국에선 평가를 내린다. 표현의 자유도 억압되어 있다.”(조수원)

공연 코미디가 자리를 잡기 위한 방법이 있다고 보나

저희가 할 수 있는게 없다. 저희가 잘 돼야 후배들에게도 추천을 하고 싶을텐데 아예 방송이 아니면 후배들도 관심이 없다. 오갈 데 없는 저희같은 사람들이나 공연 코미디에 관심을 가진 거다. 방송 코미디가 없어지지 않는한 공연 시장은 활성화 될 수 없다.”(조준우)

‘개콘이 파일럿으로 시작하고 나서 아류작들이 대학로에 많이 생겼다 .근데 너무 상업적으로 되면서 결국 없어졌다. 최근에 대학로에 윤형빈홀이 생겼다고 하는데 오히려 감사하다. 여기서 파생돼서 많은 사람들이 현장 코미디가 더 재미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조수원)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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