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0년 만에 되찾은 이름…호국영령 가족 품으로
입력 2015-06-25 19:40  | 수정 2015-06-25 20:30
【 앵커멘트 】
이름을 잃어버린 채 긴 세월 국립 현충원에 안장돼 있던 호국영령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사망기록을 정리하던 중 이름을 잘못 표기한 건데 어떤 사연인지 박준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전선이 고착화되면서 군사분계선을 두고 고지쟁탈전이 치열했던 지난 1953년 6월.

고 권영진 상병은 미 보병 45사단 소속으로 전투를 치르던 중 실종됐다 사망처리됐습니다.

유가족은 사망 소식만 들었을 뿐 권 상병이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권오숙 / 고 권영진 상병의 딸
- "DNA 검사한다고 하는 건 제가 다 했어요. 제사는 날짜를 모르니까 9월 9일로 지냈고요. 묘지 찾다가 안 계시니까 전국을 다 찾았죠."

권 상병의 병적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공식 사망일자는 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 11월 15일.

하지만, 유가족들은 권 상병은 전쟁 중 사망했다며 2003년부터 사망일자 정정을 요구했고, 최근 정확한 사망일자가 밝혀졌습니다.


당시 사망자의 화장보고서를 살피던 중 권 상병과 군번이 동일한 인물과 1953년 6월 12일이란 사망일자를 발견한 겁니다.

▶ 인터뷰 : 서상원 /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 "군번이 동일한 사람들, 군번이 유사한 사람들, 이름이 비슷한 사람들을 전체를 다 검색해서 유사점을 찾아나가기 시작한 겁니다."

알고 보니 미군이 종전 후 넘기고 간 자료를 우리 군이 정리하면서 '권영진'이란 이름을 '권용진'으로 잘못 표기했던 것.

심지어 권영진 상병은 '권용진'이란 잘못된 이름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에 묻혀 있었습니다.

결국, 이름을 잃어버린 채 떠돌던 권 상병의 호국영령은 60여 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권오숙 / 고 권영진 상병의 딸
- "숙제를 다 푼 것 같아요. 요구를 하고 밝혀내고 내가 눈을 감아야지 저 하나밖에 없는데…. "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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