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서도·조카도…사기도박단엔 그저 `먹잇감`
입력 2015-06-25 11:58 

중소기업인과 부동산 임대업자, 대형 식당 주인 등 10명의 재력가들이 해외 골프 여행을 빙자한 해외 도박 사기단에 걸려 19억 원을 빼앗겼다.
피의자 중에는 처제 남편과 자식을 유인해 사기 도박을 벌이고, 자식을 인질로 삼은 경우도 있었다.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태국 골프 여행을 미끼로 재력가를 유인한 뒤 캄보디아 모 호텔 카지노로 데려가 인질 강도 사기 사건을 벌인 혐의(사기 등)로 이모씨(48) 등 3명을 구속하고, 고모씨(51)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1월 17일 황모씨 등 2명을 캄보디아 A호텔 카지노로 데려가 바카라 도박으로 빚을 지게 한 뒤 7억 2000만 원을 빼앗는 등 지난해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10명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18억8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친척이나 동회회 회원, 지역 선·후배 중 재력가를 물색해 국내에서 골프를 치거나 강원랜드로 데려가 친목을 다진 뒤 태국 골프 여행을 제안하며 자연스럽게 해외로 유인했다.
골프를 마치면 한국인 2명이 운영하고 있는 캄보디아 A 호텔 카지노 VIP룸으로 데려가 바카라 도박으로 돈을 잃게 했다.
돈을 잃은 피해자들에게는 수억 원의 카지노 칩을 빌려 계속 도박을 하도록 종용했고 칩까지 모두 탕진하자 강도로 돌변했다.
피해자들을 호텔방에 가두고 밖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도망갈 수 없다. 여긴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사람 하나죽이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고 협박한 뒤 피해자 한명을 한국으로 귀국시켜 빚을 갚도록 했다.
고모씨(51)는 처제의 남편인 동서 문모씨(52)와 문씨 아들(19)을 꾀여 사기 도박 범죄에 몰아넣기도 했다. 공짜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며 태국으로 데려가 시내 관광을 한 뒤 카지노로 유인해 1억 원의 빚을 지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문씨가 5000만 원을 갚지 못하자 아들을 인질로 잡고 문씨를 귀국시켜 5000만 원을 송금 받기도 했다. 이들은 한 피해자에게 필로폰 성분이 든 음료수를 먹여 도박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24개 은행 계좌로 돈을 분산 이체 받아 6단계에 걸쳐 수표와 현금으로 세탁을 했다”면서 특히 주류도매 회사의 회계 계좌를 이용해 수억 원에 달하는 돈을 세탁하는 등 경찰 추적에 대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돈 세탁에 도움을 준 주류도매 회사 대표(53)를 입건하고, 캄보디아 호텔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며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한국인 2명을 추적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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