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본격적인 장마 시작을 앞두고 산사태 발생 1시간 전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질학적 특성을 고려한 산사태 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지리산 3개, 설악산 1개 지역에 설치돼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지리산 내 설치 지점은 천왕봉 인근 중봉, 제석봉 등 고지대와 중산리 계곡이다. 매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근접해 지나갈 때 산사태가 자주 발생한 지역이다. 설악산에는 백담사 계곡에 설치됐다. 이곳은 하절기 집중호우 때 토사유출이 수시로 발생해 백담사로 가는 도로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곳이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우면산 산사태, 춘천 펜션 산사태와 같이 우리나라 산사태의 90% 이상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발생한다. 연구진은 지질학적 특성을 고려한 산사태 조기 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강우량과 강우조건이 동일하다고 해도 모든 지역에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질학적 특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채병곤 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융합연구센터장은 정확한 산사태 사전예측을 위해 강우량과 함께 비가 땅 속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지질학적 특성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은 흙이 물을 머금은 정도, 흙 입자 사이의 힘, 흙이 미끄러지는 현상 등을 센서로 측정하고 사면 움직임은 레이더위성 정보를 활용해 관측한다. 측정된 자료는 무선으로 지질자원연구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전송된다. 채 센터장은 산사태 발생 최소 1시간 전에 예보가 가능하다”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도심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경보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