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3일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매도라는 악재를 뚫고 닷새째 상승, 2080선을 회복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기대감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선전이 지수를 밀어올렸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검토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닥은 연일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이날 시가총액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26.04포인트(1.27%) 오른 2081.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의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으나, 이번 주 내에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협상안이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며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위축된 경기 회복을 위해 추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호재가 맞물린 데다가 기관이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기관은 이날도 143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매도 물량을 쏟아내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다만 매도 물량은 많지 않았다. 외국인은 117억원, 개인은 118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1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업종 분위기도 좋았다. 화학과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섬유의복이 제일모직의 상승세에 힘입어 4.29% 올랐고, 기계, 전기전자, 통신업도 2%대 강세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가 3.12% 오른 13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1거래일만에 130만원 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삼성생명, NAVER,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 성공시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증권사의 장밋빛 전망에 각각 5.52%와 4.20% 강세였다.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감이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고, 곧 증권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며 증권주도 상승했다. 교보증권 5.17%, 키움증권 4.67%, 대우증권 4.38% 뛰었다.
이날 상장한 부동산개발업체 에스케이디앤디는 공모가 2만6000원의 2배 수준인 5만2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바로 30% 급등해 상한가를 찍었다. 이로써 공모가의 3배 수준인 6만7600원으로 마감해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21포인트(0.71%) 오른 739.82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닥은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가운데 이날 장 중에는 740선을 넘기도 했다.
지수가 급등하면서 시총도 훌쩍 뛰었다. 이날 코스닥 시총은 201조원으로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3조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24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7억원과 111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 산성앨엔에스, 코미팜, 컴투스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상승했다. 동서가 7.31% 올라 두드러진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바리오메드, 로엔, OCI머티리얼즈도 1~2%대 올랐다.
이밖에 유진기업이 주력 사업인 레미콘 업황 호조와 신사업 진출 기대감까지 더해 사흘째 상승, 11.80% 급등했다. 아프리카TV는 개인방송 열풍과 실적 개선 기대감에 10% 올랐고, 장 중 4만14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계속 ‘팔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지수가 확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점차적으로는 상승하는 추세가 계속돼 21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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