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메르스 직격탄, 상장사 절반 2분기 실적전망 `뚝`
입력 2015-06-22 04:04 
메르스 발생 이후 국내 상장사 절반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2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르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현재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상장기업 163곳 가운데 87곳(53%)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전체의 48%에 해당되는 78곳 실적 기대치가 낮아졌다.
한 달 사이에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도 각각 0.28%, 1.23% 줄어 전 기업에 걸쳐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점쳐졌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4.27%), IT(-3.07%), 산업재(-2.00%), 금융(-1.04%), 통신서비스(-0.67%) 순으로 순이익 컨센서스 하락폭이 컸다.
2분기 대표(CEO) 교체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부실처리(빅배스)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고, 순익 예상치가 가장 큰 폭으로 낮아진 종목은 화장품주 에이블씨엔씨였다. 화장품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샤' 브랜드력도 약화된 가운데 메르스라는 복병까지 만나면서 컨센서스가 36.7%나 감소한 것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CJ(-23.0%), 한섬(-11.9%), CJ CGV(-9.2%), 베이직하우스(-7.2%), 아모레퍼시픽(-3.21%) 등 내수 소비재기업 순익 전망치가 일제히 떨어졌다.
다만 메르스 확산 여파가 2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나 반영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관광·레저·항공 등 업종에서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긴 하나, 4~6월 내내 영향권에 있었던 것은 아닌 만큼 당장 2분기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메르스 이슈가 반영되는 시기는 6월 중·하순부터로 분석돼 2분기보다는 3분기 이익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2·3분기 차례로 기업 이익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하반기 증시를 무겁게 짓누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가 발생한 5월 말 이후 3주 연속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