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로 9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이 인종 증오범죄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총기 난사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는 미국 언론은 사건 용의자 딜런 로프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로디지아인이라는 제목의 웹문서가 발견됐다고 20일 일제히 전했다. 로디지아는 현재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과거 명칭으로 지난 1950~19700년대 소수 영국계 백인이 다수의 아프리카 흑인들을 지배하고 극심한 인종차별 정책을 펼쳐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문서에는 또 ‘지머먼이 옳았다는 등의 구절도 들어가 있었다. 자경단원으로 일하던 조지 지머먼은 지난 2012년 2월 플로리다 주 샌퍼드에서 당시 17세였던 비무장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을 총으로 쏴 사망케했지만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미국내 흑백갈등을 일으킨 인물이다.
인터넷에서 로프가 성조기를 불태우거나 노예제도를 지지했던 남부연합기와 총을 들고 있는 사진들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65) 당시 노예 소유를 지지한 남부연합 정부 공식 깃발이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 깃발을 집에 내걸고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웹문서가 용의자가 실제 작성한 것이라면 증오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로프는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시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흑인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권총을 난사, 신자 9명을 숨지게 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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