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짐 된다" 치매 아내 살해 노인 '징역 3년'

【 앵커멘트 】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살해한 70대 노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자식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남편에게 법원의 선처는 없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10월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진 67살 여성 김 모 씨.

이때부터 남편인 황 모 씨의 병시중이 시작됐습니다.

수술 뒤 아내에게 전신마비와 치매가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병세에 차도가 있을까 황 씨는 여러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1년 5개월 동안 정성으로 아내를 보살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황 씨는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인간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는 회의가 들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황 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농약을 들이켰지만 실패했습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수감생활을 통해 속죄와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황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자식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심의 형이 무겁진 않다"며 황 씨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