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형주에 쏠린 SRI 펀드, 설정액 3년새 4분의1토막
입력 2015-06-19 15:56  | 수정 2015-06-19 16:55
국내 사회적책임투자(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펀드 규모가 3년째 쪼그라들고 있다. 본래 취지와 달리 대부분이 코스피 우량주를 담고 있어 대형주 침체에 따른 수익률 부진이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8개 SRI펀드 설정액은 5178억원으로 연초 이후 2200억원이 줄었다. 2012년 6월 기준 1조9873억원이었던 SRI펀드 설정액은 이후 해마다 5000억원씩 빠져나가면서 3년 만에 규모가 4분의 1로 축소됐다.
SRI펀드는 경제적·법적 책임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 환경보호, 주주환원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적극 수행하는 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착한' 펀드로 주목받기도 한 SRI펀드는 2007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관련 펀드가 출시된 후 3년 만에 2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SRI펀드가 금세 시들해진 이유는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펀드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국내 SRI펀드 장기수익률(3년 5.03%·5년 8.55%)은 올해 증시 상승에 따른 수익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액티브 주식펀드 수익률은 물론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어정쩡한 테마펀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평가기준도 문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참고해 산출되는 KRX SRI지수만 봐도 사실상 시가총액 상위 기업 일색이다. ESG 평가(B+ 이상)에 거래대금·시가총액 상위 기준을 두고 주가지수 가중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66개에 달한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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