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달 1일까지 가처분 결론낸다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 간 가처분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19일 심리를 마치고 늦어도 다음달 1일 오전까지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주총회 공고일이 다음달 2일이므로 아무리 늦어도 전날 오전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며 "추가 자료를 낼 것이 있다면 이달 25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엘리엇이 두 번째로 신청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에 대해 삼성물산 측이 "한 차례 심문을 더 할 수 없다면 자료 제출 기한이라도 좀 더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두 사건 모두 같은 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엘리엇과 삼성물산 간 가처분 심문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동관 358호는 양측 관계자와 취재진 등으로 100석이 넘는 법정이 꽉 찼다.
법정에서 처음 마주한 양측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엘리엇 측 대리인으로 나선 최영익 넥서스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삼성물산은 자산 규모와 매출액, 수익성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인 반면 제일모직은 수치상으로도 그야말로 '상대가 안 되는' 규모의 회사"라며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해야 하는 이유, 특히 회사와 주주 입장에서 이 시점에 합병해야 할 필요성, 합병 시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해 전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오너 일가가 주총 결의 내용까지도 미리 컨트롤해서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하다가 재판부로부터 "법률적 쟁점으로만 정리해 달라"고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측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용상 김앤장 변호사(17기)가 맡았다. 그는 "엘리엇 측이 객관적 증거 없이 일반적인 가정과 현실성 없는 전제에만 기대어 주장하고 있다"며 "만약 합병 비율이 부당하다면 주총에서 합병 여부를 정하면 될 일인데 엘리엇은 그마저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또 "엘리엇이 현물배당 등을 제안한 것은 주식자산을 다 빼가서 삼성물산을 껍데기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